정치

靑·與도 선 그은 김용범發 ‘국민배당금’ 논란… 野 “김용범 경질해야”

靑 “내부 논의와 무관한 개인 의견”… 김용범 발언 파장 차단
정청래 “솥뚜껑 먼저 열면 밥 설익어”… 여당도 속도조절론
국민의힘 “사회주의적 발상”… 경질론에 ‘가짜뉴스’ 공방 확산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제안이 시장과 정치권을 동시에 흔들자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고, 여당 대표도 속도조절론을 꺼냈다. 국민의힘은 “김용범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전략적 위치와 반도체 산업 호황을 언급하며, 초과 세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식의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과실이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그 일부를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이 알려진 뒤 시장과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신에서 김 실장의 구상이 한국 증시 변동성의 촉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고, 코스피가 장중 급락하는 흐름까지 보이면서 논란은 시장 불안과 경제 정책 공방으로 번졌다.


靑 “무관한 개인 의견” 조기 차단… 與도 “당과 논의 없었다” 선 긋기


청와대는 지난 12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용범 정책실장의 SNS 글에 대해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의 공개 제안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공식 정책 추진 가능성과 거리를 두며 파장 차단에 나선 것이다.


김 실장 발언은 반도체·AI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을 언급한 것이지만,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직책상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기업 성과와 국가 세수를 국민배당금으로 연결한 대목이 알려지면서 향후 조세·분배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청와대가 곧바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 같은 해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에 대해 “정책위의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하고 어떠한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솥뚜껑을 먼저 열면 밥이 되기 전에 설익어 버린다”며 “충분히 논의가 숙성될 때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민배당금 논의에 대해 당장 제도화를 추진하기보다 학계 연구와 정책 검토, 국민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김 실장의 문제 제기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전 당정 조율 부재와 속도조절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사회주의적 발상”… 경질론에 ‘가짜뉴스’ 공방 확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을 두고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빼앗아 나눠주겠다는 발상이라는 취지로 김 실장의 구상을 공격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후반기 당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 실장의 발언을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생각한다면 즉각 정책실장은 경질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X에 김 실장의 발언이 ‘AI 부문 초과이윤’이 아니라 ‘국가의 초과세수’ 국민배당을 언급한 것이라며, 일부 보도를 “여론조작용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마음에 안 들면 다 가짜뉴스”라고 재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의 한마디에 기사가 ‘빛삭’됐다. 등골이 서늘하다”며 “초과이윤이 아니라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한단다. 세금 더 걷히면 정부 마음대로 나눠줘도 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배당은 결국 청년부채”라며 “이것도 가짜뉴스라고 해보라. 나는 절대로 안 지운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을 김 실장 개인 발언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경제 철학과 분배 정책 기조 문제로 연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청와대 정책실장의 공개 발언이 충분한 당정 조율 없이 시장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실장이 쏘아 올린 국민배당금 구상은 청와대의 ‘개인 의견’ 선 긋기, 정청래 대표의 속도조절론, 국민의힘의 경질 요구와 ‘가짜뉴스’ 공방이 맞물리며 정치권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