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과 핵시설 문제를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란이 “핵 시설과 핵자산 보호를 위한 준비가 마련돼 있다”며 핵 프로그램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이란 국영 IRNA와 메흐르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은 11일(현지시간)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회에 출석해 “핵 시설과 핵자산 보호를 위해 필요한 준비와 조치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에슬라미 청장은 “적들이 이슬람 체제와 이란 핵 산업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이란 핵 산업은 앞으로도 강력하게 운영될 것이며 핵 성과도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이 말한 ‘핵 성과’는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포기 또는 해체를 요구해 온 이스파한·포르도·나탄즈 핵 시설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장도 “핵 산업은 이란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필요하다”며 “국가 핵 권리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란 “핵 권리 훼손 안 돼”…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 거부
이란은 미국이 요구한 우라늄 농축 중단과 핵시설 해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회 측은 핵 기술 문제는 미국과의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고, 우라늄 농축도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제시한 고농축 우라늄 반출, 장기간 우라늄 농축 중단,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 요구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미국은 이란이 향후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핵시설을 해체해야 한다는 취지의 종전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일부 고농축 우라늄 희석과 제3국 이전 등을 담은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군도 핵물질 탈취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경계 수위를 높였다.
아미르 아크라미니아 이란 육군 대변인은 전날 “침투 작전이나 헬리콥터를 이용한 고농축 우라늄 탈취 시도 가능성을 고려해 완전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우리가 확보할 것”… 이스라엘도 핵물질 제거 압박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시설과 고농축 우라늄을 직접 겨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국 시사 프로그램 <샤릴 앳킨슨 풀 메저> 인터뷰에서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을 언급하며 “우리는 언젠가 그것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누가 근처에 가기만 해도 그들을 박살낼 것”이라며 핵시설 접근 시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 날 <CBS> 인터뷰에서 “이란에는 여전히 농축 우라늄이 남아 있고, 해체해야 할 시설도 있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 재개를 실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안보 참모진을 소집해 이란 협상 문제와 군사옵션을 논의했다.
美·中 정상회담 이후 분수령… 지상군보다 고강도 폭격 거론
특히 이스라엘은 고농축 우라늄 대부분이 비축된 것으로 알려진 이스파한 핵 시설 등에 병력을 투입해 우라늄을 빼내는 작전 승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피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상군 투입에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상 작전보다는 핵시설에 대한 고강도 폭격 가능성 등이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최종 판단은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CNN>은 미국과 이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에는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며, 향후 대화 지속 여부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휴전과 전쟁 중단을 위해 화해를 권고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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