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하정우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도록 요구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야권 비판은 물론 민주당 내부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정청래, 부산 유세 중 초1 아이에 ‘오빠’ 호칭 요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몇 학년이에요.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다.
하 후보도 아이 앞에 앉은 채 “오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아이가 망설이자 재차 “오빠 해봐요”라고 요구했고,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답하자 하 후보는 손뼉을 치며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같은 날 늦은 밤 민주당 공보국 공지를 통해 “구포시장 방문 과정의 상황과 관련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어 상처 받으셨을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밝혔다.
하 후보도 캠프 공지를 통해 “오늘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어린이 상대 발언 두고 부적절 논란 확산
논란은 정 대표와 하 후보가 선거 유세 현장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특정 호칭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확산됐다.
선거 유세 현장은 후보자와 정당 관계자, 지지자, 촬영 인력 등이 함께 움직이는 공개 공간이다.
이런 자리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성인 정치인을 부적절한 호칭으로 부르게 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논란은 하 후보가 앞서 구포시장에서 상인과 악수한 뒤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이 공개돼 비판을 받은 직후 불거졌다.
이에 따라 하 후보의 첫 현장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시장 상인을 대하는 태도 문제에서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정 대표와 하 후보가 사과문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표현한 점도 추가 비판을 불렀다.
야권에서는 논란의 중심은 아이가 아니라 해당 장면을 만든 정치인들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초등학생에게 오빠 호칭 강요… 참담”
국민의힘은 이번 발언 논란을 두고 정 대표와 하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구갑 후보은 4일 “북구의 미래를 만들러 왔다는 게 초등학생에게 오빠 소리 듣는 것이냐”며 아이들까지 정치 쇼 소품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와 하 후보의 발언을 두고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환갑이 넘은 할배가 자기 아빠보다도 나이가 많은 50대 아저씨를 보고 오빠라고 해보라고 강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에 오빠 강요범이 나타났다”고도 꼬집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초등학생에게 40살 이상 차이 나는 정치인을 “오빠”라고 부르라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아동 성희롱”이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성일종 의원도 정 대표와 하 후보가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한 장면을 두고 “일종의 아동 학대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 대표와 하 후보의 ‘오빠 호칭 강요’ 행태를 규탄한다며, 성인지 감수성의 부재와 권위적 인식이 빚어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취지로 사과한 데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흐리고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구차한 변명으로 이번 사태를 덮어서는 안 된다며 정 대표와 하 후보의 공개 사과, 민주당 차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하 후보의 구포시장 손 털기 논란과 이번 ‘오빠’ 발언 논란을 함께 거론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하 후보가 구포시장에서 상인의 손을 잡은 뒤 돌아서자마자 손을 터는 장면은 국민에게 모욕감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대표와 하 후보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하 후보를 향해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요구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서도 정청래 ‘지원 리스크’ 우려
논란이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정 대표의 선거 지원 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는 4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부산 선거와 관련해 “전재수 후보한테 맡기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송 후보는 정 대표의 영남권 선거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재수 후보가 평가도 좋고 부산에 대한 비전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니 중앙에서 가서 실수를 하기보다는 그냥 지원해 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오빠’ 발언 논란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당 지도부의 현장 지원이 오히려 지역 선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도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 시기에는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 사무총장은 시민들이 해당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당 입장에서는 비판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비판이 작든 크든 수용할 자세를 갖고 있으며, 그런 태도를 시민들에게 보이겠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하 후보의 구포시장 논란과 정 대표의 ‘오빠’ 발언 논란을 함께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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