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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 거듭된 보도로 인한 언어폭력, ‘후쿠시마산(産)’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2)

후쿠시마를 재해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기 위한 주민의 노력은 대부분 끝나 ... 이제 현지가 아닌 사회가 후쿠시마를 제대로 평가해줘야



※ 본 칼럼은 일본의 교양지인 '웨지 온라인(Wedge ONLINE)'에 2017년 8월 6일자로 게재된, 하야시 토모히로(林智裕) 기자의 ‘거듭된 보도로 인한 언어폭력, ‘후쿠시마산(産)’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2)(繰り返された報道による言葉の暴力、「福島産」への正しい理解を(2))‘ 제하 기사를 본인의 허락을 얻어 완역게재한 것이다. (번역 : 박소현)




TV아사히(テレビ朝日)가 2017년 8월의 특별 방송에서 ‘비키니 사건 63년 차의 진실 ~후쿠시마(フクシマ)의 미래 예상도(ビキニ事件63年目の真実~フクシマの未来予想図)’라는 후쿠시마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퍼뜨릴 수 있는 방송명을 붙여 다수의 비판이 쏟아졌다. 재해 지역은 지금도 농산품 풍평(風評, 뜬소문이나 헛소문) 피해 등 까닭 없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EU 후쿠시마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해제하기로

한편, 해외에서 후쿠시마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2017년 7월 6일에는 일본과 EU 간의 경제연휴협정(経済連携協定, 경제 동반자 협정)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되어 발표되었다. 보도에서는 무역 내용에 크게 주목했지만, 이 합의 때 후쿠시마에 대해서도 큰 뉴스가 있었다. 합의 선언 중에서 EU 측으로부터,

I would like to congratulate Prime Minister Abe on the remarkable progress Japan has made on making products from the Fukushima region safe, following the 2011 accident. I am confident and I will work into that direction that we will have after the summer break a further lifting of import measures. 

(저는 2011년 사고 이후 일본이 후쿠시마 지역의 제품을 안전하게 만드는 데 있어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룬 것에 대해 아베 수상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름 휴가 기간 이후에 수입 조치를 추가로 해제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그 방향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후쿠시마의 식품에 대해 지명하여 언급하며 안전성을 인정하고 수입규제 해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작년 6월에는 도쿄의 프랑스 대사 공저(公邸)에서 대사가 주최하는 ‘프랑스‧후쿠시마 ―미식의 저녁(フランス・福島 美食の夕べ)’ 이벤트도 개최되었다.

프랑스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이 만찬은 프랑스 미식의 전통과 후쿠시마현산의 훌륭한 식재료를 조화시킴으로써 후쿠시마현 및 도호쿠(東北)지방의 농업과 우수한 산품(産品, 생산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으며, 일본과 프랑스의 많은 저명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고 기재되었다.

더불어 이미 2년도 더 이전인 2015년 2월에 영국 윌리엄 왕자가 본인의 강한 희망에 따라, 외국 요인(要人)으로선 처음으로 지진 재해 후 후쿠시마현에 숙박했다. 저녁 식사에는 모두 후쿠시마현 산품으로 채운 11가지 품목과 후쿠시마 일본주가 나왔다. 윌리엄 왕자 본인은 물론, 영국이 나서서 후쿠시마에 위험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발매된 주간지 ‘AERA’가 ”방사능은 300년 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식품 오염의 지금’(放射能は300年消えず 「食品汚染の今」)“이라는 제목을 붙인 일은, 너무 과격하여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지진 재해 전보다 수출량이 초과하기도 하였다. 올해도 계속해서 일본의 5인조 인기그룹 ‘TOKIO’가 홍보하는 후쿠시마산 복숭아는 지진 재해 후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고급 백화점 등에서의 판매 호조로 수출이 크게 늘어 지난해 총수출 예정량은 30.6t으로 지진 재해 전인 2010년(23.9t) 수출량을 웃돌았다..

일본 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 금상 수상 수(数) 5년 연속 일본 1위를 차지한 후쿠시마의 일본주 또한 수출량이 지진 재해 전의 기록을 웃돌았다.

카타르에서 인기 있는 후쿠시마현 쌀

동일본 대지진 시에 고액을 지원해 준 중동의 카타르에서는 이벤트에서 대접한 후쿠시마현산 쌀(이나와시로마치산(猪苗代町産) 덴노쓰부(天のつぶ))를 매우 높이 평가하여 적극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카타르는 처음에 일본에서 식품을 수입할 때 샘플링 조사와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안전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2016년 7월에 카타르의 보건성(保健省)(일본의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에 해당한다)에서 향후 반년간의 샘플링 조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품이 나오지 않으면 검사와 안전 증명 수속을 철폐한다고 결정하였고, 그 후 당연히 이를 충족했다.

그 결과, 올해 4월부터는 중동 국가에서 가장 먼저 샘플링 검사와 안전 증명서가 전혀 필요가 없어졌으며, 여러 다른 나라와 같은 조건으로 장벽 없이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의 식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되었다.

카타르 국내의 대형 슈퍼마켓 ‘모노프리’에는 지금도 계속해서 이나와시로마치산 ‘덴노쓰부’가 판매되며 인기를 얻고, 현지의 일식 레스토랑 등에서도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 주카타르 일본대사관에서는 내셔널 데이(일본에서는 천황 탄생일) 만찬회 개최 시에도 후쿠시마현 산품을 홍보하는 등 해외에서의 평가가 한층 더 향상되도록 계속 힘쓰고 있다.

덧붙여 ‘덴노쓰부’는 후쿠시마현의 독자적인 품종으로, 동일본 대지진이 있던 2011년에 데뷔한 쌀이다. 최근에는 드문 고시히카리 계통과 먼 혈통이지만, 알이 굵고 다소 담백하면서도 식재료를 돋보이게 해 서서히 감칠맛이 퍼지는 고급스러운 맛은 흰살생선이나 초밥 등 일식과 궁합이 좋다.

생산지인 이나와시로마치의 농림과에 따르면 작년에는 카타르 외에 같은 중동에서 UAE(아랍 수장국 연방(アラブ首長国連邦, 아랍에미리트))에도 수출되었다고 한다.

UAE의 예약 주문도 순조(順調)

지금은 아직 중동으로의 수출 자체가 물량이 그리 크지 않지만, 태국 쌀 등으로 대표되는 장립종(長粒種) 인디카 쌀이 시장의 주류인 가운데 단립종(短粒種) 자포니카 쌀로는 이나와시로마치의 쌀이 현지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현재 카타르와 UAE에서 이미 햅쌀 예약 주문이 순조롭게 들어오고 있어 향후 추가적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 주일UAE대사가 후쿠시마현청을 방문해 우치보리 마사오(内堀 雅雄) 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후쿠시마현산 농산물의 해외 출하 촉진에 협력할 뜻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재생 가능 에너지와 의료기기 산업 등의 분야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의욕적이었다. 이때 UAE 본국이 쌀을 수입하고 있는 이나와시로마치에도 방문했다고 한다. 만일 후쿠시마를 ‘오염지(汚染地)’로 간주했다면 이런 대응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일본 국내 일부에서 오히려 변하지 않은 채 이미지만 부풀려진 카타카나 표기의 ‘후쿠시마(フクシマ)’라는 확신의 허구는, 변해가는 후쿠시마 현실 앞에서 이미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서도 예를 든 ‘보도 스테이션(報道ステーション)’을 운영하는 TV아사히에서는, 2017년 8월 6일 방송하는 특별 방송으로 ‘비키니 사건 63년 차의 진실 ~후쿠시마(フクシマ)의 미래 예상도’라고 하면서 다시금 ‘후쿠시마(フクシマ)’를 칭한 제목을 사용하여 또 갑상선암, 유방암, 사산 및 유산, 어린이 장애가 늘어난다는 ‘지옥화’가 후쿠시마의 미래로 이어질 것처럼 인상 지우는 방송을 준비했다.

사전에 홈페이지에 올라온 방송 선전에 따르면, ‘예전에 미군의 핵실험장이 되었던 남태평양 섬 주민들이 제염(除染, 방사선 물질 오염을 제거함)이 완료되었다는 미군의 말을 믿고 귀환했더니 차례차례 건강피해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소개될 예정이었다. 여기에 ‘후쿠시마(フクシマ)의 미래 예상도’라는 부제목을 달아 마치 ‘일본에서도 정부를 믿고 고향으로 귀환하면 건강피해가 발생한다’는 잘못된 인상을 퍼뜨릴 수 있는 방송을 전국에 방영하려고 했다.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쉽게 눈치채시겠지만, 여기서 다시 사용된, 가타카나로 표기한 ‘후쿠시마’ 또한 ‘현실의 후쿠시마와는 거리가 먼, 당사자가 없는 외부에서 부여한 부정적인 평가의 강요’로 사용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실례이다. 지진 재해 후 중앙 미디어에서 자주 사용되어 온 가타카나로 표기한 ‘후쿠시마’는 항상 이러한 맥락에서 함께 사용되었다.

예고 시점에서 다수의 비판이 쏟아진 결과, 그 후 아무런 고지도 없이 갑자기 방송 홈페이지에서 ‘후쿠시마(フクシマ)의 미래 예상도’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보도에 따르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여 삭제하기로 했다”는 코멘트만 나왔고, TV아사히 측에서 사과하거나 왜 이런 부제목을 붙였는지 등에 관하여 설명하는 일은 일절 없었다. 이 건은 후쿠시마 지역 신문 ‘후쿠시마민유(福島民友) 신문’에서도 사설에서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앞서 썼듯이 후쿠시마에서 전 세계의 일반적 생활의 평균을 넘는 대량 피폭을 당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진 재해 후에 몇 번이나 되풀이되고 있는 이러한 암시 보도에 의한 인상(印象) 조작에는 ‘양(量)의 개념’도 전혀 없으며, 이러한 사실 문제를 진지하게 대하는 자세가 항상 결여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것이 종교에 관한 것이라면 논리를 초월한 절대적인 해답 속에서 모든 판단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사성 물질은 결코 신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과학과 현실적인 지견(知見, 식견)을 통해 논리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다.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대량 피폭된 것이 틀림없다’라고 확신한 채 현실의 조사 결과와 부흥 실적은 무시한다. 그리고 방사성 물질과 ‘후쿠시마(フクシマ)’를 마치 ‘재앙의 신’인 것처럼 신화 및 종교화시켜선 그저 꺼리고 두려워만 한다. 그렇게 6년 이상 실상을 외면한 채로 있는다면 이는 과학적인 태도라고 할 수 없는게 아닐까.

이제 시곗바늘을 멈춘 채로 두지 말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보다 훨씬 이전부터 방사성 물질과 방사선의 영향에 관하여 판명된 사실은 많으며, 적어도 현재 후쿠시마에서는 피난 구역 밖에서 일반적으로 생활하거나 출하된 식품을 계속 먹는 데에 대한 ‘안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두려워하고 꺼리기만 하는 ‘신화의 시대’는 사실 훨씬 전에 끝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야기한 바와 같은 일본의 상황에서 피해 당사자들만의 노력으로 ‘안전’을 ‘안심’으로 바꾸어 가기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원전은 원래 정치문제화하기 지극히 쉬운 존재였기 때문에, 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사람들은 재해 지역에 대해 차별하고 헛소문을 퍼뜨려 제대로 된 사실을 공유하는 일을 방해해 왔다. 그래도 본래 ‘노이지 마이너리티’(목소리가 큰 소수자)인 그들의 악의를 웃도는 사회의 압도적인 선의와 지원에 따라 점차 후쿠시마의 부흥이 진행되었고, 그들의 수단이 점차 통용되지 않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이야기한 ‘트리튬’과 ‘갑상선암’의 두 가지 문제는 그들에게 이른바 최후의 보루다. 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앞으로도 공포를 부추기는 언론이나 강연회 등을 통해서 헛소문이나 그에 한없이 가까운 암시를 반복할 것이다.

재해 지역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로 노력해 왔다. 따라서 처리수 문제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 대부분은 이미 현지가 아닌 사회의 손에 바통이 넘어가 있는 것들 뿐이다.

부디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사회가 시곗바늘을 제대로 현실에 맞춰 나가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분이 방해와 부추김에 지지 않고, 올바른 사실과 정보 업데이트를 계속하며, 맡겨진 바통을 손에 쥐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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