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싸잇] KB금융이 뒷받침한 25주년 키아프… 프리즈보다 여유롭게, 작품은 더 가까이

  • 등록 2026.09.09 1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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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국 175개 갤러리 참가… 소품 판매·구매 상담 이어져
KB금융 3년째 리드 파트너… 작가 전시·신진작가 지원 확대
양종희 회장 현장 방문… 이응노 ‘군상’ 관람
2027년 프리즈 DDP 분리 개최… 키아프 독자 경쟁력 과제

인싸잇=전혜조 기자ㅣKB금융그룹이 3년 연속 리드 파트너로 참여한 ‘키아프 서울 2026’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키아프에는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는 ‘공존(Coexistence)’을 주제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부터 국내외 신진·중견 작가까지 폭넓게 소개했다.

 

KB금융은 2024년 금융그룹 최초로 키아프 리드 파트너를 맡은 이후 3년째 후원을 이어왔다. 초기 고객 편의 중심의 프로그램에서 작가 특별전과 신진작가 전시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며 행사 운영과 관람객 프로그램을 뒷받침했다.

 

올해는 김택상 작가 특별전과 신진 작가 전시를 함께 구성했다. KB특별관에서는 물과 안료를 활용해 색이 번지고 가라앉으며 겹쳐지는 과정을 탐구해온 김택상의 특별전 ‘별의 축적(A Gathering of Stars)’을 열었다. 어두운 공간에 조명과 소리, 향을 더해 작품을 여러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꾸몄다.

 

 

신진작가 전시 공간 ‘KB 아뜰리에(KB ARTLIER)’에서는 지난 4월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에서 ‘KB스타상’을 받은 조이스진과 송인욱의 작품을 소개했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행사장을 둘러보는 도슨트 투어와 아트 인사이트 토크, 어린이 드로잉 수업 등 일반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와 관계자 등과 함께 행사장을 둘러봤다. 양 회장이 한동안 머문 곳은 갤러리 바지우(Vazieux) 부스에 전시된 고암(顧菴) 이응노(1904~1989)의 1985년작 ‘군상’ 앞이었다.

 

한지에 먹으로 완성한 97×181㎝ 크기의 세로로 긴 화면에는 수많은 인물이 역동적인 몸짓으로 등장한다. 양 회장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 속 인물의 움직임과 먹의 농담을 살펴봤다.  

 


코엑스 3층 C·D홀의 프리즈 서울과 1층 A·B홀의 키아프 서울에서 가장 뚜렷하게 체감된 차이는 관람객의 밀도였다.

 

세계적인 블루칩 작가들의 대작을 내건 프리즈가 국내외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 일반 관람객들로 붐볐다면 키아프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동선 속에서 작품을 살펴보고 구매 상담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국 팝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의 작품을 선보인 부스에서는 작가가 직접 관람객들과 만났다. 빨간색 랍스터 자수가 새겨진 재킷과 빨간 운동화를 착용한 콜버트는 자신의 대표 캐릭터를 형상화한 대형 크롬 랍스터 조각 옆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관람객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랍스터의 집게발을 연상시키는 자세를 취하면서 부스 주변에도 인파가 몰렸다. 작품 감상뿐 아니라 작가와의 대화와 사진 촬영이 이뤄진 현장은 키아프의 대중적인 분위기를 보여줬다.

 

 

대형 작품뿐 아니라 주거 공간에 배치하기 쉬운 소품 앞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고재 부스 전면에는 김현식의 ‘Beyond the Color’ 연작이 전시됐다. 네온 옐로와 오렌지, 라임그린, 마젠타 등 선명한 색채와 촘촘한 선이 투명한 레진층 안에 중첩돼 빛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깊이감을 드러냈다.

 

부스 안쪽에는 김재용의 세라믹 ‘도넛(Donut)’ 연작과 정수영의 소품 회화가 자리했다. 김재용은 도넛 형태의 도자 위에 유약과 크리스털 장식, 무지갯빛 색채를 더했다. 정수영은 술병과 음료 캔, 과일 등 일상적인 사물을 그린 작품을 그리드 형태로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갤러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의 2018년작 ‘Wires’도 전시됐다. 황동선과 잉크, 종이, 포플러·오쿠메 합판을 사용해 앉아 있는 인물의 윤곽을 간결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면에서 돌출된 선이 인물의 자세와 공간감을 드러낸다.

 

필립 콜버트의 팝아트부터 주거 공간에 놓기 좋은 소품, 베이앙의 벽면 작품까지 올해 키아프는 규모와 형식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같은 폭넓은 작품 구성은 내년 분리 개최를 앞둔 키아프의 차별화 요소로 평가된다.

 

 

2027년에는 프리즈 서울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키아프 서울이 코엑스에서 각각 열린다. 두 행사의 개최 장소는 분리되지만 공동 프로그램과 홍보, 통합 입장권 운영 등 협력은 계속된다.

 

한 공간에서 두 행사를 함께 관람하던 동선이 사라지는 만큼 키아프는 독자적인 관람객 유치와 판매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확인된 폭넓은 작품 구성과 여유로운 관람 환경, KB금융과 같은 기업의 장기 후원이 분리 개최 이후에도 키아프의 경쟁력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전혜조 기자 agadany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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