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거제는 피눈물, 청와대는 ‘육회 파티’”… 수해 복구 중 만찬 사진에 온라인 들끓어

  • 등록 2026.08.21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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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900㎜ 넘는 폭우·1명 사망 뒤 열린 당 통합 만찬… “재난 감수성 부족”
세월호 ‘컵라면 장관’ 다시 소환… “같은 재난, 왜 다른 잣대인가”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기록적인 폭우로 경남 거제에서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지도부가 웃으며 건배하는 청와대 만찬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게시물에는 “거제는 피눈물, 청와대는 육회 파티”라는 문구가 붙었고, 세월호 참사 당시 ‘컵라면 논란’에 휩싸였던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까지 다시 소환됐다. 대통령의 재난 대응 지시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현장 방문이 있었지만, 피해 복구가 한창인 상황에서 공개된 만찬 사진이 재난 감수성 부족으로 비쳤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김민석 민주당 신임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청와대는 당의 통합과 민생·경제를 살피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고, 이 대통령은 당정청을 “운명 공동체이자 국정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만찬이 열린 시점은 거제·통영 등 경남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복구하던 때였다. 지난 15∼17일 거제에는 누적 954.8㎜의 비가 내렸고, 한때 시간당 강수량이 124.5㎜에 달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제 옥포동에서는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거제·통영에서 274가구 498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남도는 정부에 두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온라인에서는 만찬 참석자들이 웃으며 건배하는 모습과 수해 현장이 대비되면서 비판이 빠르게 확산했다. 대표 게시물에는 21일 오전 기준 2만6000여 개의 ‘좋아요’와 28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용자들은 “주민들은 복구에 매달리고 있는데 여권 지도부는 축하 만찬을 열었다”, “다른 정부가 이랬다면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온라인 게시물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 학생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던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현장을 살피던 중 컵라면을 먹은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을 소환했다. 당시 서 전 장관은 가족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체육관에서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었다는 이유로 ‘황제 라면’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온라인에서는 “적어도 서 전 장관은 참사 당일 현장에 내려가 있었다”며 청와대 만찬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과거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의 행적과 현장 대응을 엄격하게 따졌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7시간’ 동안 이뤄진 보고와 지시 시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2022년 수도권 집중호우 때 윤석열 대통령이 자택에서 전화로 대응을 지시하자 ‘폰트롤타워’라고 비판했다. 2023년 경북 예천 수해 때는 윤 대통령의 “산불이 나면 헬기를 타고 와야 한다”는 과거 발언까지 소환하며 즉각적인 현장 대응을 압박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피해 최소화를 지시했지만 21일까지 거제·통영 수해 현장을 찾지 않았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 등이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가 검토 중이던 19일 민주당 전·현직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화합육회’를 제공하고 건배했다. 거제·통영은 21일 현재까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재난 현장의 컵라면에는 감수성을 엄격하게 물었던 민주당이 정작 피해 주민들이 대피시설에 머무는 상황에서 공개된 대통령의 만찬에는 왜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혜조 기자 agadany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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