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심규진 | 올림픽공원은 이제 보수 우파의 심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시작된 거대한 변화는 대한민국 보수 우파의 체제를 바꾸고 있다.

첫째, 우파 버전의 계몽 세대, 즉 깨어난 2030 신우파 세대와 문화를 형성했다. 이로써 장외집회에 대한 ‘극우’ 낙인과 ‘노년층’, ‘태극기부대’라는 기존 인식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지금 올림픽공원에는 청년을 비롯해 전 연령대가 모이고 있으며, 재래식 미디어가 씌워온 극우 낙인과 태극기부대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한 자정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구호를 ‘부정선거’로 할 것인가, ‘재선거’로 할 것인가를 두고 다양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여러 의견이 수렴되면서 집회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이는 자성적이고 능동적인 우파 시민층이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보수 우파 집회는 관변적 성격을 띠거나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지도부가 없는 2030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디센트럴라이즈드(Decentralized) 방식, 즉 중앙집권적이지 않은 풀뿌리 자생형 시민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둘째, 제도권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장외 운동이다.
특정 주체가 집회를 주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확산성을 갖게 되었다.
첫 번째 확산성은 제도권과의 결합이다. 기존에는 장외 세력과 제도권 세력이 서로 견제하면서 필요에 따라 협력하는 관계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정 정당이나 종교단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올림픽공원이 제도권 인사들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장동혁 대표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집회에 참여하면서, 올림픽공원이 제기한 참정권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의제로 연결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제도권 정치와 장외 운동 간의 새로운 결합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마스크를 벗고 당 대표로서 참여한다면 미디어의 집회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제도권 정치인으로서 시민 보호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차원의 공식 주도가 아닌 개별 의원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비공식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제도권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정당 주도의 집회가 관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현재는 시민 중심의 자발적 참여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당 대표 장동혁 개인이 올공의 말 그대로 스타가 되는 특이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모여들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공연과 행사, 교육 활동 등 자생적인 생태계가 올림픽공원 안에서 형성되고 있다.
먹거리, 자원봉사, 커피차 등 다양한 참여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젊은 세대의 축제 문화와 거리 집회 문화가 결합한 형태로 볼 수 있으며, 이미 그 파급력과 영향력은 지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당시 확인된 바 있다.
셋째,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보수 우파의 주요 의제가 생성된 시민운동이라는 점이다.
올림픽공원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참정권 이슈나 놀이문화를 넘어선, 진영이 공유하는 정치적 목표와 의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운동권이나 호남 특정 정치 세력이 권위주의 타파나 정권 교체 등의 명확한 목표를 중심으로 결집했던 것처럼, 정치적 목표가 존재할 때 집단은 쉽게 해체되지 않는다.
현재 선거 제도 개혁이라는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림픽공원의 의제 역시 이를 위한 정권 교체와 총선·대선 승리를 향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해당 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지지층과의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 의제는 지역과 세대를 넘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제도에 대한 총체적 불신은 곧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체제 붕괴에 대한 우려와 공포, 더 나아가 이를 복원하고 수호하려는 진영 전체의 열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넷째, ‘부정선거’라는 용어에 대한 금기의 봉인을 해제하고, 대중의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참여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부정선거론이 5%의 극단 세력이 믿는 음모론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이를 참정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수설이 된 것이다.
여러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70% 이상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40%가 넘는 국민이 재선거 요구 및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부정선거’라는 용어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음모론으로 치부돼 배제되는 담론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또 장동혁 지도부뿐 아니라 주진우, 이진숙 등 정치인들이 제도권에서 해당 용어를 공개적으로 사용하면서, 특정 인물에 국한된 주장이라는 인식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옴니채널(omni-channel) 정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종이신문과 공중파 중심의 기존 미디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가운데, 스레드와 같은 플랫폼이 실시간 정보 공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스레드는 집회 상황을 빠르게 전달하는 채널로 기능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 소통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피켓 정치나 반말 정치 역시 이러한 플랫폼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2030의 감성 코드와 맞닿은 풍자와 위트로 큰 반향을 낳고 있다.
기존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를 품격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2030 세대는 이를 재래식 언론의 횡포로 받아들인다.
디지털 여론전이라는 전선을 긋고 맞대응하면서 지지층이 오히려 행동하며 결집하는 현상을 낳고 있다.
또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등 시각적이고 참여 중심적인 미디어가 2030 세대에게 주요한 정치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매체 중심의 영향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언론은 젊은 세대에게 점차 거리감을 주는 매체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디어 환경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올림픽공원은 더이상 하나의 집회 장소가 아니다.
그곳은 새로운 보수의 정치학교이자, 2030이 주도하는 시민 플랫폼이며, 제도권과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거대한 허브가 되고 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모으고, 의제를 만들고, 시대정신을 선점하는 세력이 승리한다.
지금 대한민국 보수의 시대정신은 더이상 국회의사당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시대 정신은 올림픽공원에서 시작되고 있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하이퍼젠더』,『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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