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일부 당선자들에게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이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접어들면서 법률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사건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관련돼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되는 만큼 수사와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먼저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자다.
추 당선자는 TV토론 과정에서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에 대해 “이미 무혐의로 끝난 사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해당 사건이 무혐의가 아닌 기소중지 상태였다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추 당선자의 경우 당시 발언이 단순한 해명 과정의 표현인지,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허위사실 공표였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는 인물은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다.
박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독립유공자 박진해 선생의 직계 후손 측은 박 당선자가 실제로는 22촌 방계 친척에 불과하다며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등을 주장하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인 측은 “요즘은 5촌만 돼도 먼 친척으로 여기는데 22촌이면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다”며 유권자들에게 독립운동가 직계 후손인 것처럼 인식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선거를 넘어 입법 논의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은 선거 직전 이른바 ‘박찬대 방지 3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후보자 등록 시 혈연관계와 촌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직자의 혈연관계 허위 기재를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허위로 이용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독립유공자 예우법 개정안을 골자로 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시 “족보상 22촌 사이를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외손을 자처해 온 후보에게 인천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자 사건이 단순한 혈연관계 논란을 넘어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이력과 정체성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가르는 사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자도 선거 과정에서 제기한 의혹을 두고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전 당선자는 TV토론 등에서 박형준 후보 배우자가 운영하는 조현화랑을 둘러싼 엘시티 입주 과정과 경영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형준 후보 측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전 당선자의 경우 상대 후보 가족 관련 의혹 제기가 선거 검증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상대 측 피해를 키운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자는 선거 기간 불거진 원정 도박 및 성매매 의혹으로 고발된 상태다.
해당 의혹은 선거 기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공개됐다. 가세연은 김 당선자가 지난 2023년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며 관련 내용을 방송했고, 이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가세연은 여행 동행자와 현지 관계자 진술 등을 근거로 성매매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 당선자가 과거 대부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사실과 관련해 국회의원 시절 해명 내용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김 당선자는 “분명한 허위”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당선자는 당시 지역 원로들과 함께 필리핀을 방문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매매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당선자 사건은 제보 내용과 관련 진술의 신빙성, 실제 성매매 여부, 선거 과정에서의 해명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 경쟁 못지않게 후보 간 고소·고발전도 치열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법정 공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치권에서는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일부 지역 선거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될 경우 당선 무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향후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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