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대한 지도자”에 악수 연발... 시진핑, 첫마디부터 대만 꺼냈다

  • 등록 2026.05.15 13: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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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미국 대통령 방중 1일차... 보잉 200대 구매·농산물·펜타닐 합의
백악관-중국 발표문, 대만 놓고 사실상 ‘두 개의 회의’... 희토류·AI·대만엔 침묵
시진핑 “투키디데스의 함정 피해야”... 트럼프, 대만 질문엔 무응답

인싸잇=이다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2017년 트럼프 1기 이후 9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친분을 앞세우며 유화 모드를 연출하는 동안, 시 주석은 첫 공개 발언부터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미중 관계의 한계를 설정했다.

 

 

“위대한 지도자”에 팔 두드리기... 트럼프식 보디랭귀지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 앞에서 의장대 사열로 시작된 환영 행사에는 미중 양국 국기를 든 어린이들이 도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이들을 향해 웃으며 박수를 쳤고, 시 주석은 짧게 손을 흔들었다. NYT는 두 정상의 이 대비된 반응이 각자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두 정상은 이후 명·청대 제례 건축물인 천단을 함께 둘러봤다. 붉은 카펫 위를 나란히 걷는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팔을 두 차례 가볍게 두드렸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라일 모리스는 NYT에 “트럼프가 팔을 두드린 것은 각별한 친밀감을 표시하는 신호”라며 “눈에 띄는 건 시 주석이 트럼프의 ‘파워풀’(손을 잡아당기는 제스처)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민대회당 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칭하며 “나는 모두에게 그렇게 말한다”고 했다.

 

만찬에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내가 당신에게 전화하고, 당신도 내게 전화했다. 우리는 매우 빠르게 문제를 해결했고 앞으로도 환상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 것”이라며 “당신의 친구이자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밝혔다. 미중 관계의 거대한 갈등도 두 지도자의 개인적 소통으로 풀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그의 부인을 9월 24일 백악관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대만 잘못 다루면 충돌”... 첫 공개 발언부터 경고

 

반면 시 주석은 달랐다. 공개 발언 초반부터 대만을 꺼내 들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 문제를 극도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제대로 처리하면 양국 관계가 전반적인 안정을 누릴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양국이 충돌하거나 충돌에 가까운 상황으로 치달아 전체 관계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PR은 시 주석이 대만을 “미중 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부상하는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사이의 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개념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며 “미중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미 양국의 공동 이익은 차이보다 크다”며 “중미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이롭다”는 말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옆에서 대만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 차이나 허브 선임국장 멜라니 하트는 NYT에 “트럼프는 시 주석에게 다소 ‘구애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시 주석이 자신을 개인적으로 좋아해 특별 대우와 딜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CSIS 선임고문 스콧 케네디는 CNBC에 “중국은 지난해 트럼프의 관세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만큼, 2017년 첫 정상회담 때보다 훨씬 자신감 있게 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개 성과, 보잉 200대·농산물·호르무즈... 희토류·AI·대만엔 침묵

 

약 2시간 15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담 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보잉 항공기 200대 구매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또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펜타닐 전구물질 단속 협력,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개방 유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숀 해니티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이란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전에 기대를 모았던 희토류 수출 확대 합의, AI 협력 프레임워크, 대만 관련 언급은 백악관 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외교정책은 “대형 무역 합의가 발표되지 않았다”며 “1일차는 트럼프에게 큰 성과가 없었다”고 평했다.

 

“사실상 두 개의 회의”... 발표문이 말해주는 것

 

미중 양국이 각자 공개한 발표문의 내용은 판이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라이언 해스는 X에 “두 발표문을 나란히 읽으면 사실상 두 개의 다른 회의를 묘사하고 있다”고 썼다.

 

미국 측은 경제협력과 호르무즈·펜타닐을 강조한 반면, 중국 측 발표문은 대만과 미중 간 ‘전략적 안정’ 증진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멜라니 하트는 NYT에 “두 지도자 모두 상대방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점은 그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CFR은 사전 분석에서 “시 주석은 희토류·광물 공급 유지, 미국 농산물 구매, 잠재적 대미 투자 등 경제적 당근을 활용해 대만 관련 양보를 이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대만이 이번 회담에서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만의 한 고위 관리는 블룸버그에 “가장 두려운 것은 대만이 시진핑과 트럼프 회담의 메뉴에 오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5일에는 소규모 회담이 예정돼 있다. 분석가들은 이날 실질적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다현 기자 dahyun.lee1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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