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 칼럼] “나부터 윤어게인이다”- 낙인의 정치를 정면 돌파한 장동혁의 승부수

  • 등록 2026.05.09 17: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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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심규진 | 정치는 결국 프레임의 전쟁이다. 누가 먼저 이름을 붙이고, 누가 상대를 규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최근 몇 년간 보수 진영이 가장 크게 밀렸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언어의 전쟁’에서였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이른바 ‘윤어게인’ 프레임이다.

 

재래식 미디어와 야권은 이 단어를 통해 국민의힘 내부를 끊임없이 갈라놓으려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정치인들을 하나의 낙인 아래 묶어 세력화하고, 다시 그것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국민의힘 내부조차 이 프레임에 질질 끌려다녔다는 점이다.

 

맞고도 숨었다. 공격받고도 해명만 했다. 결국 지지층은 위축됐고, 후보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장동혁 대표의 외신 기자회견은 이 흐름에 균열을 냈다.

 

장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윤석열 정부에서 열심히 싸워왔던 사람들이다. 윤석열과 가까웠느냐는 기준 자체가 주관적이다. 나는 윤석열 정부에서 재보궐로 국회의원이 됐다. 윤석열 정부 내내 원내대변인, 사무총장, 최고위원을 맡으며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고 민주당과 싸워왔다. 우리는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뛰고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윤석열과 가까운 사람을 공천하지 말라고 하면, 공천할 사람이 없다.”

 

올드미디어에서 윤석열 정부 인사나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윤어게인 공천’으로 프레임화하는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즉, 윤석열 정부를 위해 일한 사람, 윤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이 윤어게인으로 정의된다면, 사실상 본인부터 윤어게인이고 국민의힘 전체가 윤어게인인 것이나 다름없다는 선언이었다.

 

보통 정치인들은 낙인이 찍히면 거리를 둔다. 선을 긋고, 침묵하고, 말을 흐린다.

 

예를 들어 최근 ‘윤어게인 공천’ 논란에 휩싸인 정진석 전 비서실장의 태도는 오히려 지지층의 반감을 불렀다. 당당하게 “무엇이 윤어게인이며, 그게 왜 문제냐”라고 맞받아친 것이 아니라, “왜 나에게만 윤어게인 딱지를 붙이느냐”, “다른 후보는 내란죄 수사까지 받고 있지 않느냐”는 식의 대응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강성 지지층 입장에서는 마치 물귀신 작전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동혁은 정반대로 갔다. 상대가 만든 프레임 자체를 정면 돌파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 논리라면 나부터 윤석열 정부 사람이다.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윤석열 정부를 위해 일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단순한 자기방어가 아니다. 상대가 만든 프레임의 허구성을 정면으로 폭로하는 정치적 역공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함께 싸웠던 사람들을 모두 배제하라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었던 정치인들 자체를 부정하라는 것인가.

 

장동혁의 메시지는 결국 여기로 수렴된다.

 

“당신들이 만든 윤어게인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혐오와 낙인의 언어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다. 리더십의 태도다.

 

그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란몰이, 극우몰이, 탄핵 프레임이 등장할 때마다 많은 정치인들이 몸을 낮췄다. 지지층 역시 위축됐다.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조차 “괜히 엮이면 안 된다”는 분위기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번 장동혁의 메시지는 달랐다.

 

“뒤에 숨지 않겠다. 낙인을 찍으려면 나부터 찍어라.”

 

자신이 최전방에 서서 지지자들과 후보들을 방패처럼 감싸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은 단순한 관리형 당 대표의 화법이 아니라, 오랜만에 등장한 ‘투사의 언어’처럼 들렸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하이퍼젠더』,『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

심규진 q.kyujinsh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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