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ㅣ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판사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을 거쳐 지난 6·3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다. 국회 입성 후 불과 석 달 만에 원내수석대변인을 맡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과 연일 충돌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방통위 시절부터 민주당 의원들과 강하게 맞서는 모습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국회에서도 논리와 법리를 앞세운 ‘공격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자신을 단순히 ‘싸우는 정치인’으로 규정하는 데는 선을 긋는다. 야당은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존재 이유가 있고, 특히 압도적 소수당이라면 필요한 싸움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동시에 목소리만 큰 정치인으로 비칠 경우 메시지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강하게 맞설 때도 논리와 타협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려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인 출신답게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판단의 중심에는 헌법과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출석 논란을 두고는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현장 수사 기능과 국민 권리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입성 직후에는 선관위 개혁을 1호 법안으로 내세우며 선거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지역구인 울산 남구갑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울산 트램 1호선을 단순한 교통사업이 아니라 교통체증 완화와 정시성 확보, 역세권 개발을 통한 재개발·재건축 촉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역 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보궐선거로 임기가 짧다는 한계는 인정하면서도, “2년 안에 모든 것을 완성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적어도 밑그림과 기초 작업은 남겨야 한다는 책임 정치를 강조했다. <인싸잇>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국회 입성 후 달라진 정치 환경과 ‘싸우는 정치’에 대한 생각, 조희대 대법원장과 검찰개혁·선관위 개혁 등 사법 현안에 대한 견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울산 트램과 지역 발전을 둘러싼 구상까지 폭넓게 들어봤다. - 국회에 들어온 지 석 달 정도 됐다. 방통위 부위원장과 위원장 직무대행 시절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면책특권이 있다는 점이다. 방통위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국회에서 상대방과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은 비슷하다. 당시에도 적응할 틈 없이 여러 어려운 일을 겪었고, 지금도 국회의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다만 방통위에 있을 때는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이었다. 면책특권도 없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당히 많이 자제하면서 대응했다. 지금은 국회의원으로서 대등한 위치에서 발언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제 의사를 보다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강하게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당시에는 여러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대응했다면, 지금은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필요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차이가 있다.” - 국회에 들어온 뒤에도 민주당 의원들과 강하게 맞서는 모습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생각하는 ‘싸우는 정치’의 기준은 무엇인가. “야당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의석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는 견제를 통해 균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협치할 의사가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힘을 가진 쪽에서 협치하려 하지 않는다면 소수당으로서는 적극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갈등 자체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원래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지금은 필요한 싸움을 피할 생각도 없다. 야당이 견제해야 할 때 견제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너무 싸우는 이미지가 강해지면 메시지의 전달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다. 목소리만 높이는 사람으로 비치면 정작 전달하려는 내용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하게 대응할 때는 대응하되, 가능한 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려고 한다.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은 타협하고, 원칙을 지켜야 할 부분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기준이다.” -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판사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낸 법조인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나. “이 문제는 단순히 대법원장이 국회에 출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사실상 관여하려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국무총리나 장관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행정부와 대등한 헌법기관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데, 행정부 내부의 인사 절차와 같은 논리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다루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대법원장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때 대통령의 의사를 먼저 확인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흘러간다면 사법부의 독립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그런 방식이 헌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든, 의도적인 것이든 납득하기 어렵다고 본다. 사법부 수장은 외부의 압박이 있더라도 헌법이 부여한 역할을 지켜야 한다. 조 대법원장 역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식으로 문제를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 검찰개혁과 형사사법체계 개편,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수사제도를 바꿀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국민의 권리와 실제 수사 현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느냐다. 제도가 바뀐 뒤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지, 피해자가 필요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수사기관 사이의 역할이 제대로 연결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최근 현직 경찰관으로부터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일선 경찰이 느끼는 우려가 담긴 내용이었다. 수사와 사건 처리를 경찰이 감당해야 하는데도 인력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늘릴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과 보완수사 요구까지 겹치면 일선 수사 부서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사 인력을 충분히 늘리고 전문교육과 처우 개선 등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준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나는 그 경찰관의 문제의식에 100% 공감한다. 내가 그동안 경찰 조직을 비판해왔는데도 그분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것은, 그 비판이 경찰관 개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찰이나 선관위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 안에서 일하는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공무원 대부분은 자기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다. 문제는 조직을 운영하는 정치권이나 수뇌부가 조직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면서, 결국 구성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자긍심까지 잃게 만드는 데 있다. 보완수사권 문제 역시 경찰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그들이 실제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현 정부의 사법·검찰 관련 정책을 두고 과거 “대한민국의 국시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피하기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정 운영은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법제도와 헌법질서에 관한 문제에서 우려가 크다. 대통령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제도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과거 김대중 정부 때에도 대북정책이나 대북송금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래도 당시에는 자유민주적 헌법질서 자체는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정부들을 거치면서 그런 기대가 점점 줄어들었다. 지금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고 있다. 국정 운영에서 잘한 점을 찾기보다, 현재의 정책과 제도 변화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더 걱정하게 되는 상황이다.” - 윤석열 정부에서 정무직 공무원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당시 정부의 잘못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윤석열 정부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부인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그 정부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 일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 경력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당시 정부에서 여러 중요한 자리를 맡았던 분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데, 상대적으로 한직에 있었던 나만 윤석열 정부의 사람으로 불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적어도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잘못 판단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특히 의료정책과 의대 증원 문제는 판단을 잘못한 사례라고 본다. 정책을 충분히 살피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다. 또 하나는 상대 정치세력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정치적 상대에 대한 기대를 상당 부분 접었는데, 윤 전 대통령은 상대방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인식의 차이가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실수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인식했던 점, 대응 방식이 잘못됐던 점, 정책을 충분히 살피지 못해 국민들의 마음을 잃었던 점은 돌아봐야 한다. 특히 경제정책과 의료정책 등에서 미숙했던 부분은 인정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꾸 ‘단절’이나 ‘절연’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에도 당에서 단절을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이 우리 당의 대통령이 아니었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잘못한 것도 우리의 역사이고, 잘한 것도 우리의 역사다.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 그것을 모두 가지고 가면서 잘못은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 반성의 의미로 관계를 정리하자는 취지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과거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없었던 일처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은 정책과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회 입성 직후 선관위 개혁을 1호 법안으로 제시했다. 직접 선관위원장을 맡았던 경험도 있는데, 선거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선거는 무엇보다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국민이 선거 결과와 절차를 믿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토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부정선거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고, 부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선거 관리가 부실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정인지 부실인지는 객관적인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돼야 할 문제다. 현재 단계에서 모든 의혹을 단정적으로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국민이 선거를 믿지 못한다면 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일반 국민이 국가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투표다. 입법을 직접 하거나 행정을 집행하고 사법적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직접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선거는 엄숙하게 다뤄져야 한다. 선거를 단순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표현하기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제례이고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제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엄중한 절차라는 의미다. 선관위가 보여준 관리상의 문제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단순한 실수와 실수를 감추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무엇인가를 허위로 기입하거나 조작했다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부정이냐 부실이냐만을 놓고 논쟁하기보다 선거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분명히 하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 이른바 ‘노란봉투법’에서 확대된 사용자 범위를 다시 조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을 손봐야 한다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 입장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는 어떻게 답하겠나. “기업의 입장을 우선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확대된 법의 적용 범위를 원칙에 맞게 조정하자는 취지다. 자유시장경제에서는 각각의 권리 주체가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용자 개념을 지나치게 넓혀 사용자가 아닌 주체까지 사용자로 보게 되면 개별 경제 주체의 독립성이 흐려질 수 있다. 노란봉투법은 그런 기본 원칙을 지나치게 훼손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의 의석 구조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법을 원래의 원칙으로 완전히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적어도 문제가 큰 부분부터 조금이라도 바로잡아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무조건 옹호하거나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권에 따라 태도를 바꾸거나 정부에 의존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경제활동의 기본 원리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 민주당에서도 해당 개정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부가 실제로 경제를 운영하다 보면 기업 활동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쉽게 동의할지는 모르겠다. 노란봉투법은 민주당이 오랫동안 추진해 온 정책이고, 일종의 신념 체계처럼 자리 잡은 측면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 체계를 쉽게 허물려고 하지 않는다. 정부를 운영하는 입장과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입장도 다를 수 있다.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문제가 보이더라도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입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개정안에 곧바로 호의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 최근 울산 트램 1호선 사업을 둘러싼 논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램이 울산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울산 트램 1호선이 지나가는 구간은 울산의 중심 도로이자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 도로가 연결되면 주요 지역을 잇는 교통망이 만들어진다. 트램은 단순히 새로운 교통수단을 하나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다.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정해진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확보하며, 도시의 문화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울산은 광역시 가운데 도시철도 기반이 부족한 도시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정시성(定時性)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트램이 들어서면 시민들의 이동 편의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도시 전체의 교통 체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울산 남구의 도시 구조다. 남구는 인구가 밀집해 있고 대부분이 주거지로 형성돼 있어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 오래된 주거지가 많지만 재개발과 재건축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트램이 들어서고 역세권이 형성되면 주변 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트램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와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울산 남구갑뿐 아니라 남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가 큰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울산 트램 1호선 사업에 국비 150억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없나.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150억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 출발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트램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와 재조사 등을 거쳐 진행돼 왔다. 이제 와서 사업을 중단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기존 교통체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계속 발생한다. 그런 점까지 고려하면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울산시장이 과거에는 트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이후 입장을 바꾼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의 필요성이나 여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없는데 태도가 달라졌다면 그 이유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시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정치적인 이유로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으로서 직접 사업을 집행할 권한은 없지만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계속 지적할 것이다. 토론회와 의정활동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많은 지방 전통시장이 주차 문제를 겪고 있다. 울산 남구의 전통시장도 비슷한 문제가 있나. 있다면 어떤 대책을 생각하고 있나. “신정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뿐 아니라 남구의 오래된 주거지 전반에서도 주차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도시가 형성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와 주거 환경은 노후화됐지만 주차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 지역에서 약속이 있을 때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몇 바퀴씩 도는 경우도 있다. 무거동 역시 주차가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인 만큼 해결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한 가지 방법은 기존 공원의 지상 공간은 유지하면서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부지를 매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공원 지하를 활용하면 부지 확보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지하 공사비가 적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검토는 필요하다. 남구청과도 이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장과 주거지의 주차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가능한 공간을 찾아 주차 면수를 늘리고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남은 임기 동안 울산 남구갑 주민들에게 어떤 결과를 보여주고 싶은가. “선거 때부터 2년이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분명히 말씀드렸다.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그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사업을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 약속하는 것은 오히려 주민들에게 진실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앞으로 지역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밑그림을 그리고, 가능하다면 기초 작업까지 해놓아야 한다. 사업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년이라는 물리적 한계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놓아 주민들이 나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 법조인으로 활동하면서 해양 관련 법 분야를 깊이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석사 때 전공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해사법(海事法)을 공부하게 됐다. 울산 출신이고 바닷가 도시에서 자랐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석사 논문에서는 선주책임제한제도를 다뤘다. 이후 처음 변호사로 일하게 된 곳이 부산이었다. 석사 때 공부했던 분야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고, 변호사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게 됐다. 박사논문에서는 해양환경범죄를 다뤘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이 분야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선박이나 선주책임 같은 문제뿐 아니라 해양환경, 섬의 관할권, 국제법 문제까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에서 근무할 때도 전라남도와 제주도 사이의 섬과 관련된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 그런 실무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해양 관련 법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졌다.” - 해양 관련 법을 공부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주제는 무엇인가. “중국의 남중국해 9단선 문제를 논문으로 다룬 적이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넓은 해역에 대해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면서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문제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도 각자의 해양 권리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보면 국제법의 원칙이 있어도 국가들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실제 분쟁 해결은 쉽지 않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이 내용은 내가 쓴 책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에도 소개돼 있다. 해양 관련 법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분야다.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법원에 계속 있었다면 해사국제상사법원에 지원해봤을지도 모르겠다.” - 판사와 헌법연구관, 권익위 부위원장과 방통위 부위원장을 거쳐 이제는 선출직 정치인이 됐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치인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지금은 야당 의원으로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싸움은 피하지 않겠지만 단순히 목소리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논리와 원칙으로 국민을 설득하려고 한다.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실제로 겪는 불편을 해결하고 울산 남구갑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싶다. 결국 국민들이 ‘저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준다면 그것이 정치인으로서 가장 의미 있는 평가일 것 같다.”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