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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칼럼] 구글코리아의 이상한 행보

친문어용 방송과 협업하겠다는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팩트체킹 공모전 공식후원

국내 보수우파 유튜버들이 이른바 노란딱지로 광고 수익에 큰 피해를 보고 있지만 구글이 좌파에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써서 보수파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은 우리보다 미국에서 더 심각한 논쟁적인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구글이 검색결과를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 유리하게 조작해 유권자들이 클린턴을 찍도록 표심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행동연구기술연구소’ 소속의 로버트 엡스타인 박사(심리학)가 낸 보고서를 근거로 한 얘기였다. 엡스테인 박사는 올해 6월 상원 법사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 나와 구글이 클린턴에 유리하도록 연산방식, 다시 말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또 VOA 보도에 의하면 최근에 구글에서 기술자로 일한 사람이 보수조직이 올린 영상에 나와 구글이 편견을 갖고 검색 결과를 게시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그 전후로 구글이 중국 공산당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제기한 일도 있었다. 

5년 간 구글의 영향력을 연구해왔다는 엡스타인 박사에 의하면 주요 IT 기업들이 작심해 한 후보를 지지하기로 협력한다면 문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1500만 정도의 표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또 검색엔진 조작과 추천 검색어 등 구글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이 수십 가지나 된다고 증언했다. 물론 구글이나 미국 민주당은 그런 의혹들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치적 편견 없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는 구글과 같은 거대 IT기업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론을 조종하여 교묘한 선거조작을 하고 있다고 보고 고심중이라고 한다. 하기야 트럼프 뉴스를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 96%가 좌파매체 기사였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있었으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구글에 대해 구경만 하고 있긴 어려울 것이다. 



구글코리아가 후원한 ‘수상한’ 팩트체킹 공모전

미국 보수 정치권과 구글 사정을 언급한 건 대한민국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 코리아 측의 행보가 미묘하다. 얼마 전 방송기자연합회가 주최한 팩트체킹 공모전 시상식에 구글의 존 리 대표가 YTN 정찬형 사장, KBS 양승동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과 함께 시상식 VIP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다. 문비어천가 물개박수 홍위병 언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버젓이 정권을 옹호하는 뉴스를 주도하는 지상파 중심의 방송기자연합회가 소위 ‘팩트체킹 공모전’을 주최한다는 것도 어색하기 짝이 없지만, 하필이면 구글코리아가 후원이라니? 구글코리아 존 리 대표가 그 자리에 양승동, 최승호 등과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평범하게만 볼 수 있나. 시상식에는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참석했고 필자가 본 사진보도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의 이름표도 보였다. (관련링크: 구글코리아 블로그 ‘구글이 후원한 ‘제2회 팩트체킹 공모전’의 시상식 현장을 공개합니다!’)

야당 쪽 인사도 그 자리에 참석했는지 모르겠지만 확인된 참석자들만 모아 보면 그야말로 딱 각이 잡히지 않나. 구글코리아 대표의 발언도 영 찜찜하다. 언론이 보도한 존 리 대표의 워딩은 이랬다. “인터넷 확산의 부작용이 허위정보 양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글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방통위원장님과 지상파 방송사 사장분들 등 우리가 협업하면 양질의 정보를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코리아 사장은 진영이 확실한 편파보도의 달인들과 함께 무슨 협업을 한다는 말일까. 협업해서 양질의 정보를 확산시킨다는 말은 또 뭔가. 구글 역시 KBS MBC와 함께 문재인 정권에 유리한 정보 확산에 나서겠다는 말인가. 구글코리아 블로그 운영팀이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이날 행사장 소식을 보면 필자의 그런 찜찜함을 뒷받침하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구글코리아는 문재인 정권에 굴복했나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을 가진 구글은 우수한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오보와 허위 정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를 위해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oogle News Initiative, GNI)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언론계와 협업하며 양질의 저널리즘을 도모하고, 한국에서는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청소년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구글은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를 통해 방송기자연합회가 주최하고 뉴스톱이 주관하는 제2회 팩트체킹 공모전을 후원했습니다. 팩트체킹 공모전은 변화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허위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팩트체크 생활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더불어 뉴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소통을 통한 언론의 신뢰성 확보와 참여 민주주의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후략)”



구글이 ‘우수한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오보와 허위 정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친정권 관제 미디어관계자들이 모인 펙트체킹 공모전을 후원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모습을 보고 국민은 구글코리아가 문재인 정권에 굴복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할까. 구글은 모든 정책과 알고리즘을 미국 본사에서 관장하는 시스템이라, 지사나 지역본부가 독자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집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항변했다. 그래서 일부 직원이 나쁜 의도를 설령 갖고 있다 해도 실제 그런 의도를 실무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구글 입장에서 해명일 뿐이다. 사실상 문재인 정권 언론정책에 협조하는 성격을 지닌 매우 수상한 시상식에 나와 양승동, 최승호와 협업이니 양질의 정보 확산이니 따위의 발언을 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특히 보수우파 유튜버들이 노란딱지로 수익 창출이 막혀 탄압받는 시국에서 구글코리아 대표의 행보가 상식적인가. 

필자는 국회 과방위가 추진 중이라는 구글 본사 CEO가 참석하는 청문회에서 이날 행사에 대해서도 추궁해야 한다고 본다. 구글코리아가 어떻게 팩트체킹 공모전을 후원하게 됐는지, 그리고 존 리 대표 발언의 진의와 부적절성도 따져야 한다. 보수우파 유튜버가 구글 정책으로 탄압받고 있다는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구글코리아가 한쪽 편에 가담한 것처럼 오해받을 수도 있는 발언을 하게 됐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구글코리아가 친문어용 방송사들, 방통위 등과 팩트체킹이라는 명목으로 앞으로 무슨 협업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분명히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본사에서나 한국에서나 “정치적 편견 없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구글의 입장도 허튼소리에 불과하다. “유튜브 노란딱지 탄압은 보수의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구글이나 문재인 정권 세력의 반박도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와 같이 조만간 대한민국에서도 구글에 대한 폭로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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