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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자유한국당은 언론과 전쟁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국당 미디어기획특위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불리한 언론환경에 대응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미디어기획특별위원회를 꾸린다고 한다. 당 사무처는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실 17곳에 각각 보좌진 1명씩 파견을 요청했다. 6월 24일 발족해 내년 총선일인 2020년 4월 15일까지 약 10개월 여간 운영할 계획이란다. 한국당은 “편파방송, 언론보도, 불공정 포털의 편향적 뉴스배열 및 가짜뉴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디어기획 특별위원회’를 운영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여러 매체에 의하면 특위는 언론 보도뿐 아니라 SNS 등도 모니터하고 팩트체크를 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 대다수 언론이 자·타의로 어용화, 홍위병화 돼 있는 상황에서 일단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만만한 일은 아니다.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알다시피 대외 환경도 한국당에 극히 불리하게 형성돼 있다.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감사원 감사위원이었던 인물이 맡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대표적인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학자다. 지금 방심위는 자유한국당이나 보수우파 시민단체 쪽에서 제기한 민원엔 표현의 자유를 누르고, 반대쪽이 제기한 민원엔 확대하는 이상한 이중잣대 방향의 심의로 원성이 자자하다. 또 언론보도에 의한 고소고발 사건으로 가져가면 정권에 장악돼 있는 검찰과 사법부가 버티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놓인 사면초가의 처지는 “검찰 고발, 소송,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제기 등 자유한국당이 언론을 상대로 ‘전쟁’을 방불케하는 적극 대응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했다”고 보도하는 데서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한국당은 ‘위기의식’으로 무장해야

자유한국당의 안이한 태도도 성공가능성을 떨어뜨린다. 한국당이 지금껏 언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특위나 TF 중 성공한 전례가 없다.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 초기 방송장악을 저지하겠다고 투쟁위원회를 만들었지만 별 성과도 못 내고 무기력하게 막을 내렸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진상규명 특위를 만들었지만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 포털의 불공정한 기사 배치와 여론조작을 감시하겠다고 네이버 감시 TF도 만들었지만 역시 흐지부지 끝났다. 태블릿 PC 의혹이 계속해서 터지자 진상조사하겠다고 TF를 구성했지만 한국당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 성과를 냈는지 아무도 모른다. 편파, 왜곡방송 정권 홍보방송으로 전락한 KBS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커지니 또 수신료 분리징수특위도 부랴부랴 만들었지만 무슨 활동과 성과가 있었는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외에도 필자가 미처 기억하지 못한 다른 특위나 TF도 있었을 것이다. 

요컨대 한국당은 조직이 없어서 대응을 못한 것이 아니라 정신자세, 태도가 문제였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곧 출범할 미디어특위는 다를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회의적인 보도가 벌써 나왔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세계일보 보도에 의하면 한국당 사무처로부터 보좌진 한 명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은 한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막말과 망언 등으로 당에 불리한 언론 환경을 조장한 당사자에 대한 엄벌은 없이 사후 수습을 힘없는 비례대표실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디어특위를 기껏 막말과 망언에 대한 사후 수습을 위한 기구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가 한국당에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시각을 가진 비례대표 초선 의원 보좌진들이 과연 모니터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며 부당한 보도에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한국당이 미디어기획특별위원회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해갈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전과 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엇비슷한 성격의 난립한 특위나 TF를 정리하고 미디어특위 중심으로 당력을 모아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기란 충실한 모니터를 말한다. 모니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편파, 왜곡기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JTBC와 같이 한국당에 특히 적대적인 언론을 집중 감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영방송 KBS와 MBC 포함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당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시민사회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당의 의지다.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 덫에 빠져 언론에 불평할 게 아니라 한국당의 주장과 입장을 적극 알리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반박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사안일, 나태에서 벗어나 부지런해져야 한다. 특히 위기의식 없이는 어떤 특위도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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