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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미북회담 앞두고 ‘북핵 숙주’ 중국의 발악...트럼프는 결단할까

고든 창, “시진핑의 북중우호 행보 미북회담 장애요인...북중 간 고리 끊어야 비핵화 가능”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국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외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이다. 워싱턴DC 조야에서도 ‘종전 선언’부터 ‘주한미군 철수 카드’는 물론, ‘CVID 없이 영변 핵 시설만 폐기’하는 식의 낮은 단계의 ‘핵 동결 + ICBM만 폐기’ 등 다양한 조합과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대표적인 국제정치 전문 매체인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는 76여명의 전문가들에게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전망을 물었다. (관련기사: ‘제2차 미북회담: 76명의 전문가들에게 전망을 묻다 (North Korea and America’s Second Summit: We Asked 76 Experts to Predict the Results))

질의에 응답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CVID 보다는 현실적인 목표’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진단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다만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Gordon Guthrie Chang)만이 유일하게 미-북 회담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중공과의 패권 경쟁질서와 연동해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월 6일(현지 시각),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고든 창이 진단하는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결과(North Korea and America’s Second Summit: Here’s What Gordon Chang Thinks Will Happen)‘라는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국제정치 전문가로 미국 TV 방송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고든 창은 칼럼니스트이자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며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동북아 분석가로 꼽히고 있다. 2001년에는 <중국의 몰락(The Coming Collapse of China)>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북핵 숙주‘ 중국 공산당은 기존 행태를 바꾸지 않을 것

먼저 고든 창은 “지난 1월 27일 중국 공산당의 시진핑 주석 부부는 북중 수교 70주년을 경축하는 북한 친선 예술단의 방중 공연을 관람했는데, 이날 양국 정상은 직접 무대에 올라 북중 간 우호 협력을 과시했다”며 “이러한 시진핑의 행보는 앞으로 개최될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는 불기한 징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핵화를 위한 미북 회담의 최초 원인 제공자가 바로 중국 공산당”이라며 “그동안 중공은 핵 개발에 필요한 부품·소재·장비들뿐만 아니라 미사일 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도 북한에 제공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의 김씨 정권에 대한 ‘외교적 보호(diplomatic protection)’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상습적 대북 제재 위반국(serial sanctions violator)’이 되면서까지 핵 개발에 필수적인 대북 ‘재정지원(critical cash)’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뒤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은밀히 도우면서도, 정작 한국이 북핵에 대비한 자위권을 행사하면 적극적으로 간섭해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중국 외교 당국자들은 자국이 지원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한국을 겁박하며 한국 정부의 자위권(사드 배치) 행사에도 압박해왔다(Chinese diplomats have been intimidating South Korea into not defending itself from the threat of North Korean missiles, a threat the Chinese helped create).”




중공의 본질 파악한 트럼프...끈질긴 방해공작 시진핑


고든 창 변호사는 이처럼 수십 년간 대북 후견인 역할을 한 중공이 지금 당장 북한에서 손을 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로 이 점을 신속하고 정확히 파악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든 창은 “2017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공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면서 “이에 트럼프는 지난해 3월부터 미북 양자간 정상회담으로 신속히 전환해 중공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중공이 북한과의 우호를 과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중공의 외교관들은 북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그 연장선에서 북한 예술단 초청을 포함한 모두 네 차례의 김정은 방중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제시한 카드는 무엇일까.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 공산당의 영문 기관지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에 실린 장 윈(Zhang Yun) 베이징 국제대 교수의 칼럼을 인용하며 “중공은 북한에게 체제 보장 약속을 누차 강조했다”는 점을 꼽았다. (관련 기사: ‘베이징과 서울은 트럼프-김정은 회담 성공의 필수불가결 조건(Beijing, Seoul indispensable to second Kim-Trump summit)

그러면서 고든 창은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여러 차례 방중 했는데도 시진핑이 북한을 답방하지 않는 것은 석연치 않다”면서 제임스 프로이드 다운스(James Floyd Downes) 홍콩중문대 교수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을 소개했다. 

다운스 교수는 칼럼에서 “시진핑의 행태는 권력 게임의 일환인 ‘실력행사(Power Play)’인데, 이는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양자회담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이끌어내기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시진핑의 북한 예술단 공연 참석이 트럼프에게 주는 신호 (What Xi Jinping attending North Korean pop concert signals to Donald Trump)

결론적으로 고든 창은 중공의 ‘춤과 노래’를 통한 대북 ‘애정공세’가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직결된다는 점을 암시하며,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트럼프의 언어는 일관되고 정확...트위터나 언론보도는 '연막'

고든 창 변호사의 분석에 따르면, 중공이 미북 실무협상을 여러 단계에서 방해하고 있으며 북한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중공의 대북 애정공세를 차단하는지 여부가 이번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가 달린 셈. 

이런 가운데 한국의 좌파는 물론이고 우파 성향의 언론과 지식인들조차 트럼프를 ‘장사꾼’이나 ‘말 바꾸기의 귀재’ 등으로 혹평하며 이른바 ‘트럼프 난독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신중한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는 일차적으로 노골적인 반(反)트럼프 보도를 일삼는 주류 언론에게 대응하는 맥락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 담화나 연설에서는 오해의 여지가 없는 일관된 방침을 밝혀왔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대한민국 국회 연설2018년 미 의회 연두교서2019년 1월 백악관 집무실 대국민 담화2019년 미 의회 연두교서 등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확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실주의 노선 천명한 트럼프, 중국 쪼갠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9 연두교서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절제된, 혹은 ‘원칙 있는 현실주의(Principled Realsim)’ 노선이라고 못 박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현실주의 국제정치’ 관점에서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세력 1호는 중공이다. 북한은 이러한 중공의 ‘깡패 하청업체’로 비유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트럼프와 김정은의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목표는 중공의 대북 영향력을 ‘절단(sever)’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노선에 따르면 국가 간 패권 경쟁에서 양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미북 정상회담에서 중공의 대북 영향력 절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트럼프의 대안은 많지 않다. 북한을 접수(군사력 동원)하거나 혹독한 중공 쪼개기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최악의 선택지인 ‘반중 협력 대가로 북한 체제 보장’ 시나리오도 사실 미국 국익에는 부합한다. 이번 회담 장소가 베트남인 것 역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과거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자유 월남에 모든 군수물자를 남기고 철군한 뒤 적화통일이 되자 다시 공산 베트남과 손잡고 중국 견제를 도모한 역사적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한 번도 말을 바꾼 적이 없다. 시종일관 그는 미국 패권중심의 현실주의 노선(INF탈퇴, 시리아 철군 결정 등)을 착착 진행해왔다. 



미중 패권경쟁 틈바구니에 끼인 대한민국...귀감이 되는 박정희의 진취적 발상

한반도의 위기 속에서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말을 되새겨 볼 때다. 박 대통령은 자유중국(대만)과 대한민국을 가리켜 서방국가들이 ‘자유의 방파제’라고 부르는 소극적 비유를 단호히 거부했다. 박정희 기념재단의 해설에 따르면, 군인 출신인 박 대통령은 이러한 정신자세를 용납할 수 없었다. 어째서 우리가 파도에 얻어맞기만 하는 소극적 존재란 말인가.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

“우리는 전진하고 있습니다. 폭정의 공산주의를 몰아내고 자유세계의 구현을 위하여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야말로 자유의 파도입니다. 이 자유의 파도는 머지않아 북경이나, 평양에까지 휩쓸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대한민국은 전체주의 국가들의 숙주인 중공 분쇄를 위한 자유주의 국가들의 ‘창끝(Tip of the Spear)’이 되어야만 강대국의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할 수 있다. 반중만이 한반도의 지정학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항상 그러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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