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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린폴리시,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은 속 시원한 결단”

“시리아 떠넘길 절호의 기회… 미국 전략 자산 동아시아로 신속 再배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두고 국내외 언론들의 억측과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주류 언론들은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인해 촉발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임을 두고, 연일 ‘트럼프 정권이 좌초되고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의 이반 조짐’ 등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경쟁적으로 달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덩달아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이 주한미군 철수로 귀결될 것인가. 

지난해 12월 21일(현지 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안보 매체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속 시원한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Good Riddance to America’s Syria Policy)’이라는 제목으로 스티븐 월트(Stephen M. Walt) 하버드대 국제정치학 교수의 기명 칼럼을 게재했다. 스티븐 월트 교수는 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국제관계학 분야에서 ‘공격적 현실주의(攻擊的現實主義, Offensive realism)’ 이론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진부한 중동 정책 논쟁

“지난 수요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인해 워싱턴의 제도권 안보 담당자들(National Security Establishment) 사이에서 진부한 논쟁(all-too-predictable debate)이 재현됐다.”

스티븐 월트 교수는 칼럼의 첫 문장을 이같이 뽑으면서 ‘진부한 논쟁’이 ‘강경 개입주의자(Hard-line hawks) vs 비-개입주의자(noninterventionists)’들의 대결 구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월트 교수는 정파와 무관하게 ‘강경 개입주의자’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미 공화당 상원의원 ▲네오콘(Neocons) 이론가 맥스 부트(Max Boot) ▲오바마 행정부의 CIA 前국장 존 브레넌(John Brennan) 등이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해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은 미국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약화를 불러온다’고 혹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우익성향의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s)’과 좌익성향의 ‘비-개입주의자(noninterventionists)’들은 ‘시리아는 미국의 사활적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미군의 전략은 실존하는 미래 위협을 대비해 재조정해야 한다’며 시리아 철군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월트 교수는 밝혔다. 

이어 월트 교수는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전략적 가치 및 시리아 철군의 교훈을 얻기 위해선 2003년 이라크 침공 정책 결정 실패에서부터 얽혀있었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며 아래와 같은 진단을 내놨다. 

“현재 중동 정책의 난맥상은 2003년 2차 이라크 침공에 기인한다. 즉 이라크 침공은 ‘미국이 국제 분쟁의 최종해결책’이라는 명제를 충실히 실천한 당시 부시 대통령의 네오콘 참모들의 작품이었다. 역설적으로 이라크 침공이 없었다면 미군은 이라크에 주둔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미군이 주둔하지 않았다면 반미 이슬람 극렬 게릴라인 IS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덧붙여 월트 교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관련, “후세인 제거가 역내 경쟁국(regional adversary)이자 이슬람 극렬주의 정권(clerical regime)인 이란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았다”라고 지적했다. 즉, 중동 개입 정책 실패를 가져온 워싱턴 주류 안보담당자들이 지금까지도 같은 논리로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을 비판하며 ‘진부한 논쟁’을 무한반복 하고 있다는 것. 



미국 주류 언론의 침소봉대… 오바마, ISIS 창궐의 수훈갑(殊勲甲) 

또 스티븐 월트 교수는 미국 주류 언론들이 시리아 철군 사태를 호도(misleading)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리멸렬한 중동 정책에 비유한 뉴욕타임스(NYT)의 ‘시리아 패퇴의 전략(A Strategy of Retreat in Syria, With Echoes of Obama)’ 제하의 기사를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논파했다. 

첫째, 소규모 병력(2000여명)에 불과했던 시리아 주둔 미군의 질서정연한 철수를, 1940년 프랑스 최북단 덩케르크(Dunkirk) 해안 도시에서 독일군 공격에 고립돼 철수했던 연합군의 대규모 작전(40만 6000여명)과 비유하는 것은 억측에 가깝다. 

둘째, 미군의 중동 지역 완전 철수라고 대서특필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 여전히 미국은 중동 지역에 4만 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역내 안보 균형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셋째, 미국이 시리아에서 ‘패퇴(losing)’하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왜곡이다. 시리아는 애당초 미국의 통제권에 속하지 않았다. 오히려 1950년대부터 시리아는 구소련의 위성 국가였으며, 현재까지도 러시아는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Bashar al-Assad regime)’의 최대 후원세력이기도 하다. 고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훼손됐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월트 교수는 지난 15년간 미국의 중동 정책에 대해 “미국이 중동 지역의 어떤 국가도 통제할 수 없으므로, 미국의 재정과 병력들을 중동에 투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시리아 사태에 개입했던 오바마 정권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닉슨 정권부터 부시 대통령까지 미국의 역대 공화당 정권은 시리아의 내정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극악한 독재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은 미국 국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아사드 정권과 거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오바마 정권 당시 ‘아랍의 봄’ 봉기가 일어나자, 갑자기 시리아의 내부 정치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희한한 논리가 등장하면서 아사드 정권 제거에 나섰다”며 “당시 오바마 정권은 아사드 정권 제거 및 사후 안정화 전략 없이 무작정 개입한 결과 현재 ISIS의 진원지가 됐다”고 힐난했다. 현재의 시리아 난맥상은 오바마 행정부가 더욱 악화시킨 셈이라는 월트 교수의 지적이다. 



중동에서 전략적 이익을 다 챙긴 트럼프

트럼프의 이번 결정이 많은 워싱턴 전문가들의 말처럼 ▲러시아 ▲이란 ▲헤즈볼라 ▲터키 등의 역내 패권 세력에게 승리를 안겨준 결정이었을까. 

이와 관련, 월트 교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 관점에서 시리아의 전략적 가치는 악성 채권에 가깝다고 혹평했다. 시리아는 약체 국가로서 장기적인 내전(civil war)으로 인해 국가 경제와 인프라가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에, 시리아가 갖는 전략적 가치는 ‘고비용 수렁(costly quagmire)’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또 월트 교수는 로브 로그(Lob Log) 매체에 기고한 마크 카르츠(Mark Katz) 박사의 진단을 인용해 “오히려 미군의 시리아 철수를 통해서 시리아 관리를 역내 세력에게 떠넘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며 “미국에게는 전략적 순-승리(net-win)를 제공한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 안보 전략의 승패를 규정하기에 앞서 과연 무엇이 미국의 ‘핵심 전략적 이익(core strategic interests)’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개념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그가 설정하는 미국의 핵심 전략적 이익은 바로 원유와 에너지를 국제 사회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데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군이 반드시 중동에 장기 주둔하며 주변국을 직접 통제할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설사 미국이 군사력을 통한 직접 통제권을 행사하더라도 시리아는 아무런 전략적 가치를 미국에게 제공하지 못한다”고 설파했다. 마지막으로 월트 교수는 미군 철수로 인한 IS 재건 우려에 대해서도 “IS는 미국의 실존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물론 역내에서 분쟁을 야기하더라도 주변국들이 처리할 문제”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시리아 철군이 주한미군 철수로 귀결된다?

한편, 현실주의 국제정치 학자들은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7일(현지 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안보 싱크탱크인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는 ’시리아는 강대국 패권 경쟁의 장애물(Syria is a Distraction from Great Power Competition)‘이라는 제목으로 커비 데이비스(Kerby Davis) 박사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날 칼럼에서 데이비스 박사는 “워싱턴 안보 커뮤니티의 트럼프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은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2018년 미국의 모든 안보 부처와 싱크탱크 및 정당에선 ‘강대국의 패권 경쟁(era of great power competition)’으로의 회귀가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며, 만약 그들이 주장한 것처럼 중공·러시아 견제가 미국의 사활적 국익으로 규정된 것이라면, 시리아 철군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선결조건이라고 꼬집었다. 

또 데이비스 박사는 이러한 기조가 미국이 발표한 신(新)국가안보전략(NSS)에도 적시됐다며, 이를 관장하는 국가안보전략위원회(NDSC, National Defense Strategy Commission)에서도 “중공, 러시아와 같은 새로운 패권 세력과의 경쟁은 필연적이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은 국방 지출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함은 물론 핵무기 사용을 위한 새로운 고-위험 전략 세부규정(High-Risk Doctrines)을 입안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정책 주문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중공과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시리아 철군은 당연한 수순”이며 “중동에 매몰된 미국의 전략 자산을 동아시아에 재배치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미군이 중동 전장 지역에서 ▲해군의 만성 정비 불량 ▲중동 지역의 장거리 전력 투사로 인한 공군 전력 과부하 ▲심각한 국고 재정 출혈 및 인력 소진 등으로 인해 심각한 피로도(wear and tear)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중동에 개입하면 할수록 국력과 안보가 취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의 월남전 ▲아테네 육군의 시라큐스(Syracuse) 장벽에서 몰살 ▲1814년 나폴레옹의 스페인 원정 실패 ▲영국의 커트(Kut)와 갈리폴리(Gallipoli)에서 끝없는 패퇴 등 과거 패권 국가들이 명확한 출구 전략 및 전략적 안목 없이 소규모 군사적 분쟁에 휘말려 국력을 소진한 사례를 열거하면서 “각각의 사례는 강대국들이 거시적 전략적 목표를 상실하고 미래의 실존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미국이 이런 역사의 교훈을 등한시한 채 17년째 아프간,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전쟁을 펼쳤다고 비판하며, 중동에서 탈피해 신속히 중공 견제를 위한 동아시아 전력 강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앞선 칼럼에서 조명했듯이 트럼프의 대외 안보 전략 노선은 현실주의 국제정치 관점과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가 '고립주의(Isolationism)' 정책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미국의 신 국가안보전략에서 적시했듯, 중공이 미국의 제 1 주적인 셈이다. 그렇다면 중공 패권 경쟁의 최전방 저지선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시리아 철군 연계 주장은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에 대한 몰이해에 기인한다. 

특히 시리아의 전략적 가치와 세계 경제 10강의 대한민국의 전략적 가치를 등가성에서 평가하는 것도 국력 산출 방식에 대한 무지에서 출발한다. 즉,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는 메티스 사임과 같은 정파적 뉴스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세계 전략의 큰 그림(Big Picture)을 섬세하게 분별해야 정확한 정세 판단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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