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바로옴부즈맨 제도’ 도입 등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징계에 따른 타격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야권의 압박도 쉽사리 풀어지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야권추천 심의위원들은 중징계에 앞서 의견진술 차 자리에 참석한 TV조선 관계자를 향해 “(대담 중) 막말이나 저품격에 대한 노력들이 보인다” “최근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등 심의와 무관한 칭찬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TV조선 애청자다. 지켜보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윤훈열(야권 추천) 심의위원은 “사전, 사후적으로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것 충분히 알겠는데, 매번 나왔던 사람들이 문제가 된다…사회자도 사회자지만 패널도 그런 문제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패널들의 자유발언을 진행자가 특정 진영에 유리하도록 부추기거나 불리하도록 압박했다는 편파진행에 주로 징계를 내려 온 심의위원회에서, 사실상, 프로그램 출연진에 대한 시정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TV조선 관계자는 패널의 발언으로 징계가 내려진 경우 ‘방심위 법정제재 3진 아웃제’를 ‘1진아웃’으로 변경하자는 내부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출연진에는 야권 인사를 반드시 포함해 기계적 중립을 지키고 있음을 자부했다.

그러나 패널들의 발언이 심의대상이 되는 경우는 패널들의 여야 성향과 관계없이 문재인 대표를 비롯, 민주당 주요 인사들을 향한 비판 내용이 대부분인데다, 이영작 석좌교수, 조갑제 대표 등 진행자들이 소위, ‘원로급’으로 대우하고 있는 보수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들의 지적과 위원회 민원처리 태도 및 TV 조선의 적극 협조는 보수진영의 입지를 축소시킬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TV조선에 ‘주의’ 징계를 결정한 내용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의 발언이었다.

조갑제 대표는 방송 중 박정희 생가 방화사건을 두고, “문재인 같은 분은 ‘불을 지르자’, 쉽게 말 해 ‘촛불로 불태워 없애버리자’, 자꾸 불, 불 이야기 나오니까 이런 불 지른 사람이 나왔는데요. 이게 말이 씨가 된다고 정치인의 말이 이렇게 살벌하게 되면 실제로 거기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이 있어요”라며 사회 지도자로서 정치인의 신중한 발언을 요구했다.

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역자’ 발언에 대해서도 “부역자는 역적 도운 사람, 반역을 도운 사람이라는 뜻…그 말을 쓰는 순간부터 는 피비린내가 납니다...지금 부역자를 쓰는 사람들 말이 뒤에 나타난 거를 보면 꼭 ‘청 산하겠다’가 나옵니다. 사람을 청산할 수 있어요? 과오는 청산할 수 있지만 인간을 청산하면 이것은 떼죽음입니다”라고 해석하며, 정당지도자의 과격한 어휘선택에 경각심을 일으켰다.

같은 날, ‘경고’ 징계가 결정된 내용 역시 TV조선에서 방송된 허용범 전 국회대변인의 발언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TBS 코드인사’와 ‘구의원에 구청 교부금 형태 선심예산’ 및 ‘서울시립대 낙하산 인사’ 의혹 제기였는데, 설령, 이 같은 내용이 이른 바, ‘가짜뉴스’라 하더라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JTBC태블릿PC보도 등에 제기된 민원은 심의를 미루고 있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TV조선은 지난 해 3월 ‘장성민의 시사탱크’를 폐지했고, 올 2월 ‘라이브쇼’ 진행자를 박종진 앵커에서 고성국 평론가로 교체했다. 이처럼 야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집중과 ‘심의기제’를 활용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공조체제에 TV조선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