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와 뤼슈렌, 모두 美 제롬 코헨 교수 도움으로 석방된 ‘인연’

둘 다 정치적 탄압으로 투옥돼 한 미국인 석학 도움으로 석방...‘한국-대만 국교정상화’ 향한 서로 간의 염원 일치해 극적으로 방한 성사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2019.11.08 16:46:25

정치적 탄압으로 투옥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과 뤼슈렌(呂秀蓮, 뤼슈롄) 전 대만 부총통의 석방 배경에 우연히도 한 사람의 미국인 석학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변희재 고문의 석방을 위한 ‘해외지식인 탄원서’에 서명했던 제롬 코헨(Jerome A. Cohen) 미국 뉴욕대 로스쿨 교수. 그는 과거 뤼슈렌 전 부총통의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 시절 은사로서 대만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된 뤼슈렌 전 부총통의 석방에도 역시 크게 기여했던 인물이었다. 



‘변희재·황의원 석방 탄원서’에 사인한 코헨 교수

지난 4월, 제롬 코헨 교수를 포함한 해외지식인 20명은 문재인 정권이 현직 언론인들인 본지 변희재 대표고문과 황의원 대표이사를 구속하고 소속 기자들까지 집행유예형, 벌금형을 선고한 사건에 충격을 받고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합(United for Free Speech in Korea)’을 결성했다. 모임 결성은 타라 오 박사와 고든 창 칼럼니스트가 주도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탄원서(Petition)를 작성, 4월 29일 인터넷에 공개하고 청와대로도 발송했다. 물론 이 탄원서는 태블릿PC 재판 항소심에 제출돼, 본지 변 고문과 황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 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관련기사: 해외 지식인들 “문재인, 명예훼손법으로 정치적 반대자 억압...크게 실망”)

당시 해외지식인들은 탄원서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정치적 발언을 규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예훼손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데 특히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면서 “자신의 생각을 평화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모든 한국인들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이 편지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인 변희재 씨는 대통령님이 전임자를 탄핵 시킨 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다가 감옥에 갔습니다. 특히 변희재씨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전 구속이 됐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개인과 文정부의 무차별적인 명예훼손 고소 이력을 열거했다. 



코헨 교수, 뤼슈렌 부총통 하버드대 스승이자 석방의 은인

그런 코헨 교수가 실은 오는 27일 변희재 고문과 본지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뤼슈렌 전 대만 부총통과도 역시 각별한 인연이 있었음이 이번에 본지 취재로 밝혀졌다. 

대만국립대 법학과을 졸업한 뤼 전 부총통은 대만에서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정치적 탄압으로 인해 1975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뤼 전 부총통의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지도교수가 바로 코헨 교수였다.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뤼 전 부총통은 귀국하자마자 민주화운동에 온전히 투신했다. 결국 1979년 12월 10일 대만 남부 가오슝시(高雄市)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 ‘메이리다오 사건(美麗島事件)’의 1급 주동자로 체포되기까지 한다. 이에 군사재판을 받고 12년형을 선고 받았을 당시, 그녀의 나이는 36세였으며 갑상선암 말기로 투병까지 해야 했다.



뤼 전 부총통은 5년 4개월을 복역하다 1985년에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당시 그의 석방을 위해서 수많은 해외 인사들이 노력했는데 막판에 코헨 교수의 역할이 컸다. 뤼 전 부총통의 자서전에는 그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그는 슈렌의 하버드대학 지도교수였다. 대만 정부는 그를 극진히 예우하면서 한때 그의 학생이었던 국민당 중앙당 부비서실장 마잉주(馬英九)를 수행원으로 붙여주기까지 했다. 코헨 교수는 수감 중인 제자를 면회하고 싶다고 밝혔고, 정치범을 수용한 교도소는 외부인에게 일절 개방하지 않도록 한 규정에 따라 병원에서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삼군 통합병원에 도착할 때까지도 슈렌은 가족들이 보석 신청을 했기 때문에 다시 검진을 해야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귀빈실에 들어가 코헨 교수를 보고는 할 말을 잃은 채 눈물만 흘렸다. 수많은 제자를 둔 명망 높은 학자가, 단지 1년 동안 수업을 들었을 뿐인 제자를 위해 찾아왔다는 것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감동을 일으켰다. 스승 역시 앙상하게 뼈만 남은 제자를 보고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코헨 교수가 그동안의 수감생활 전모를 듣고 돌아간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슈렌의 가석방 결정이 내려졌다. (‘뤼슈렌: 운명을 거슬러 삶을 지배하라’ 중 229쪽에서)”



‘한국-대만 국교정상화’ 염원으로 만나게 된 변희재-뤼슈렌

뤼 전 부총통은 석방 이후에도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을 계속했다. 특히 1991년부터 대만의 유엔가입을 위한 홍보단을 조직하여 뉴욕에서 국민외교를 펼치기 시작했다. 1992년 민진당의 공천을 받아 입법위원에 당선됐고 입법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시절에 그간 반공 지향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가깝게 지내던 한국-대만 국교단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관련, 뤼 전 부총통은 최근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92년 8월 24일(당시) 저는 입법위원 외교위원이었는데, 외교부에서 만찬에 초대하여 갔더니 오랜 우방국가인 한국이 우리와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다고 말해준 게 기억난다”며 “이는 우리의 외교사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단교사태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뤼 전 부총통은 1997년 타오위엔 주지사에 당선됐고, 2000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대만 부총통에 당선됐다. 2004년에도 재선에 성공, 천수이볜과 함께 대만을 이끌었다. 천수이볜이 바로 뤼슈렌이 1급 주동자로 체포·투옥된 ‘메이리다오 사건’의 변호인 출신이다. 

뤼슈렌 전 부총통은 변희재 대표고문과 본지의 초청으로 이달 27일 방한한다. 코헨 교수로 도움으로 석방된 두 사람이 ‘한국-대만 국교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손을 잡게 된 것이다. 

뤼 전 부총통은 27일 입국해 이날 저녁 ‘한국-대만 국교정상화 촉구 선언식’에 나왔던 시민들과 만찬을 갖는다. 28일에는 한국 주재 대만 언론인들과의 간담회 일정 등을 마치고 저녁 6시부터 이은재 의원 주최 ‘대한민국과 중화민국의 협력과제와 미래비전’ 국회토론회에 주강연자로 참석한다. 강연 이후에는 VIP만찬도 예정돼 있다.

이날 국회토론회에는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와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 유준상 전 의원 등이 참석한다. 뤼 전 부총통은 방한 일정 중 본지와 단독 인터뷰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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