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제2의 조국’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괜찮나

방통위를 농단하는 한상혁 위원장 체제

미디어워치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19.10.21 16:52:10

판단력과 분별력이 의심스러운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통신 정책을 합리적으로 만들고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가능한가.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취임 이후에도 좌파매체 기자의 재판 변론을 맡았던 사실이 언론 취재를 통해 발각됐다. 9월 9일 방통위원장에 취임했는데 10월 17일 좌파매체 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대법원 확정판결문에 한상혁이란 이름 석자가 버젓이 올라있었다는 것이다. 방통위원장이 된 후로도 기존에 하던 변호사 업무를 계속한 것이다. 이 사건은 좌파매체 기자가 기소된 2016년 10월부터 한상혁이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이 변론을 맡았고, 한 위원장은 담당 변호사로서 10월 17일 대법원 선고 날까지 이름을 올려두고 있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법무법인 대표직을 그만두면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변호사 휴업계까지 내야하는 줄 몰랐다”며 “확인 후 문제가 된다면 처리하겠다”고 했다. 

과연 ‘방송통신계의 조국’다운 변명이다. 위법 시비가 불거졌을 때마다 ‘나는 몰랐다’를 반복하던 조국 전 장관처럼 몰랐다고 하면 끝인가. 법무법인 대표직만 그만두면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는 말도 이해하기 어렵다. 한 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방문진 이사를 하면서 MBC 관련 소송을 맡으며 지속적으로 MBC를 편드는 발언을 해왔다고 지적을 받자 ‘방문진 이사는 비상근직이라 겸임이 가능하고 규정에 어긋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방문진 이사와 변호사 겸직 가능 여부를 그렇게 따졌던 사람이 방통위원장과 변호사 겸직 가능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변호사라는 사람이 법무법인에서 나오는 것과 변호사를 그만두는 것(공직 기간 휴업)의 차이를 몰랐다는 게 이해가 되나. 몰랐다는 변명은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공직에 있는 사람이 자기 지위에 대한 기초적인 분별력과 판단력조차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 실력으로 어떻게 남을 변론해왔는지 황당하다. 



한상혁 위원장은 사퇴 결단해야

한 위원장은 겸직을 금지하는 변호사법(제38조)을 위반했다. 처벌규정이 따로 없어 내부 징계 사유라고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변호사법도 위반한 사람이 국가의 방송통신정책을 관장하는 행정기관인 방통위원장으로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한 위원장은 이전엔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을 불러 모아 놓고 미디어 비평 기능을 부활시키라며 방송사 편성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과연 제정신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준법의식이 흐릿하고 개념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 위원장의 위법한 사례가 변호사법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방송사 편성에 개입한 일은 이미 방송법 위반에 해당되는데다, 국가공무원법 64조, 방통위설치법 제9조도 마찬가지로 명백한 현행법 위반에 해당한다. 국가공무원법 64조에는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또 방통위법 제9조에는 “위원은 공무 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 외에도 야당은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도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방통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 신분이다. 자기 신분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없이 현행법을 위반한 사람이 방통위원장직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특정 세력을 위해 일관되게 일해 온 전력의 편파적인 방통위원장은 그 자체로서도 매우 부적절한데다 한 위원장은 이미 몇 개의 현행법 위반을 저질렀다. 방송통신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필자가 보기엔 그걸 따지기 이전에 하급 공무원조차 될 수 없을 정도로  준비가 안 된, 공직 근처에 가서도 안 되는 부적격한 인물이다. 전임 방통위원장 이효성 씨가 ‘5대 비리 전관왕’이라는 비판을 받긴 했지만 자기가 맡은 공직에 대한 인식 면에서 만큼은 한 위원장에 비하면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모로 보나 한상혁 위원장을 보면 조국 씨가 떠오른다. 조국은 민정수석에 임명된 두 달 뒤에 가족이 사모펀드에 10억이 넘는 거액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온갖 의혹을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로서 자기 위치와 직무에 대한 기본인식부터 결핍돼 있다는 점에서 한 위원장은 조국과 꼭 닮았다. 10월 21일 과방위 방통위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야당은 자기 신분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방통위원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도록 놔둬선 안 된다. 그런 사람이 방통위 방송통신 정책을 계속 이끌게 된다면 머잖아 엉망진창이 될 게 틀림없다. 전문성은 턱없이 모자라고 할 말 못할 말 구분하지 못하고 할 일과 해선 안 되는 일도 구분하지 못하는 현행법 위반에, 자기 위치 파악도 못하면서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겠다고 언론과 유튜브를 압박하는데 앞장 선 제2의 조국이 방통위를 농단하는 것을 지켜만 봐선 안 된다. 가장 빠른 해법은 한 위원장 스스로 결단하는 것이다. 조국 씨는 대통령만 믿고 버티다 정권을 사지로 밀어 넣었다. 한상혁 위원장마저 되풀이한다면 정권의 수명은 단축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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