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박사 의혹 김정민, ‘CPAC 코리아’ 연사로 선정돼 논란

9년간 박사 사칭...거짓말 드러나고 현재도 논란 중인 유튜버를 국제정치전문가로 무대 올려

미디어워치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19.09.26 19:10:11

최근 ‘가짜 박사’ 의혹에 휩싸인 유튜버 김정민 씨가 다음달 3일 열리는 보수우파 행사 ‘시팩코리아(CPAC Korea)’에서 연사로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고영주 변호사(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민경욱 의원, 태영호 전 북한 공사, 매트 슐렙 미 보수주의연합(ACU) 회장, 매튜 휘태커 전 미 법무장관 대행, 캐슬린 맥팔랜드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고든 창 변호사 등 굵직한 한미(韓美) 보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이 대열에 김정민 씨가 뜻밖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11년부터 카자흐스탄 국립대 박사 사칭

김정민 씨의 ‘가짜 박사’ 논란은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혹 수준으로 떠돌다 지난 6월부터 본격 수면 위로 떠올랐다. EBS(교육방송)가 2014년 김 씨가 출연한 방송 EBS세계테마기행: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을 가다’의 VOD(주문형비디오) 영상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삭제하면서 “박사학위가 취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다. 방송에서 줄곧 김 씨는 ‘카자흐스탄국립대학 국제관계학 박사’로 소개됐다.

EBS의 삭제 조치가 있은 뒤 김 씨는 7월경 자신의 프로필을 슬그머니 수정했다. 홈페이지 ‘김정민국제전략연구소(www.kjmisis.com)’에 올려놓은 카자흐스탄 국립대 ‘박사’라는 이력을 ‘박사수료’로 고친 것이다. 김 씨가 카자흐스탄 국립대 박사로 각종 강연회와 언론 매체에서 자신을 소개한 건 2011년경부터다. 최근까지 무려 9년 가까이 이 대학 박사를 사칭한 것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몽골국립대 박사학위, 연구재단에 등록 못해

하지만 김 씨의 ‘가짜 박사’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껏 카자흐스탄 국립대 박사에 더해 몽골국립대 국제관계학 박사까지 취득했다며, 마치 박사학위가 두 개인 것처럼 행세했기 때문이다. 대략 2017년부터다. 현재 김 씨는 몽골국립대 박사만큼은 사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씨의 해명에도 몽골국립대 박사 사칭에 대한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먼저 한국연구재단의 외국박사학위자 명단에 김 씨의 이름이 올라와있지 않다. 교육부 훈령에 따라 해외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한 박사는 연구재단에 학위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박사로 활동하기 위해선 연구재단이 발급하는 박사학위 신고필증을 받아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사학위자를 채용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은 예외 없이 박사학위 신고필증을 필수 제출서류로 지정해놓고 있다.


이런 이유로 몽골국립대를 졸업한 다른 한국인 박사들은 김 씨와는 대조적으로 연구재단에 신고를 했고, 박사 명단에서도 조회가 되고 있다. 2015년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모 씨, 2017년 6월 언어학 박사를 취득한 하모 씨 등이다.

연구재단에 제출할 서류에는 학위증 사본과 논문(원문 전체), 출입국사실증명서, 성적증명서가 있다. 이에 김 씨가 여전히 신고를 못하고 있는 건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씨는 박사학위증과 논문책자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한 바 있지만, 오히려 더 의혹만 샀다.

특히, 얼마전 지만원 박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김 씨에게 박사사칭 의혹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으나, 김 씨는 적극 검증하겠다고 약속을 한 뒤 막판에 일방적으로 깨뜨리고 나타나지 않았다. 의혹은 더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학위증과 구별되는 조악한 디자인...모르쇠로 일관하는 논문 PDF 공개
 
지난 6일 김 씨는 자신의 몽골국립대 박사학위증을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했다. 하지만 몽골 최고 국립대 학위증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만큼 형태나 양식이 누가 봐도 조악해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대학의 다른 박사학위증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또 김 씨는 자신의 박사논문을 공개하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논문책자 표지와 초반 몇 페이지만 슬쩍 보여주고 말았다. 이에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논문 PDF 파일을 공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논문을 직접 쓴 당사자라면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파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는 PDF 공개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본지는 몽골국립대 도서관에 소장된 김 씨의 박사논문을 최근 입수하고, 박사논문이 정상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여부도 살피고 있다.

CPAC 주최측, 김정민 박사 논란 문제 해명 나설까

이처럼 갖가지 논란에 있는 인물이 이번 시팩코리아의 주요 연사로 선정된 사실에 주최 측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본지 변희재 대표고문은 “수년간 ‘가짜 박사’로 대중을 속여 왔고, 남은 학력 의혹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는 유튜버를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 전문가로 인정한 셈”이라며 “대회 공동의장인 고영주 변호사에게 김 씨의 자질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팩(CPAC,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은 미국 보수주의연맹(ACU)이 주최하는 미국 최대의 보수 진영 연례행사다. 지난 2월 열린 행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포함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릭 페리 에너지 장관,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시팩코리아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정치 행사를 열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한국형 시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첫 무대가 미국 ACU와 뉴인스티튜트 하와이(New Institute Hawaii)의 공동주최로 다음달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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