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스마트기기 잠금패턴이 모두 'L자'?...박영수 특검팀, 근거는 '모르쇠'

최서원 '개인 휴대전화', 'JTBC 태블릿', '장시호 태블릿' 잠금패턴이 모두 'L자'라고 발표한 특검 ... 정작 최서원은 휴대전화 잠금패턴 설정도 한 바 없다고 밝혀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2018.11.27 19:42:56

26일 ‘태블릿 재판’ 9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박영수 특검팀에 L자' 패턴 발표의 근거를 확인해달라는 피고인들의 요청을 끝내 무시했다. 

피고인(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외 3) 측 이동환 변호사는 지난 22일 재판부에 L자' 패턴 관련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자료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의 기각결정으로 결국 박영수 특검팀이 JTBC 태블릿과 장시호 태블릿을 최서원(최순실)의 것으로 규정했던 구체적인 이유는 살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월 11일, 박영수 특검팀의 대변인이었던 이규철 전 특검보(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최씨(최서원)가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잠금 패턴은 L자”라고 공식 브리핑을 했다. 'JTBC 태블릿(제1태블릿)', '장시호 태블릿(제2태블릿)'이 모두 최씨의 '개인 휴대전화'와 같은 'L자' 잠금패턴으로 확인됐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던 것. 




그러나 당시에 박영수 특검팀은 각 기기들의 'L자' 잠금패턴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구체적인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기자회견 과정에서 특히 장시호 태블릿의 전원을 켜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련 포렌식 자료 내용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금번 ‘태블릿 재판’에서 검찰은 2017년 3월 6일자로 발표된 박영수 특검팀의 국정농단 수사자료를 중요 증거기록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여기에도 최서원 '개인 휴대전화'의 잠금패턴을 박영수 특검팀이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었다. 장시호의 '카더라'가 전부였다.

만약 최서원 '개인 휴대전화'의 잠금패턴이 'L자' 패턴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박영수 특검은 최서원의 것으로 지금도 확인되지 않고 있는 'JTBC 태블릿'과 '장시호 태블릿'의 잠금패턴 일치로써 '두 태블릿PC는 모두 최서원의 것'이라고 결론내리는 엉터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 된다.

실제로 최근  최 씨는 'JTBC 태블릿', '장시호 태블릿'에 대해서 자신의 것이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본지에 알려왔다. 최씨는 특히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에서 잠금패턴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태블릿 재판'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된 자필진술서를 통해 “특검과 JTBC가 ‘제 휴대전화’와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 그리고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태블릿PC’의 잠금패턴이 모두 ‘L자’라고 하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었습니다”며 “그러나 저는 휴대전화에 잠금패턴을 설정한 적도 없으며, 잠금패턴을 설정할 줄도 모릅니다”라고 밝혔다. 

특검은 현재까지도 'L자' 잠금패턴 일치 문제와 장시호 태블릿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는 지난 15일 이규철 전 특검보(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에게 통화로 이 문제에 대해서 질의했다.

본지는 “변호사님께서 특검보로 활동하실 때 최순실의 휴대폰과 JTBC 태블릿PC, 장시호 태블릿PC 모두 ‘L자’ 패턴이라고 발표를 하셨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이었나”라고 물었다.





이 변호사는 “그런 부분은 지금 답변할 수가 없다”면서 “제가 알지도 못하고”라고 말했다. 그는 “그때 (공적으로 일했던 특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제가 사적으로 지금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고 이런 것은 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가 “그렇다면 그때 발표 하신 내용은 전부 다 근거를 갖고 말씀 하신 것이냐”하고 물었다. 이 변호사는 “당연하다”면서 “제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러면 다 (특검 내부에서) 얘기(논의) 하고 하는거지 뭐 그거를 전혀 뭐 근거 없이 발표하거나 그랬진 않았겠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입장에 따라서 당연히 발표를 한 것”이라고도 했다. 본지가 ‘근거 자료가 있는 특검의 공식 입장이 맞느냐’고 재차 묻자, 이 변호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검·특수본·중앙지검, 결정적 순간마다 태블릿PC 언론플레이...근거 추궁하면 ‘모르쇠’ 


'박영수 특검팀'뿐만이 아니라 '검찰 특수본'과 '서울중앙지검'도 태블릿PC 실사용자 문제와 관련 결정적인 순간마다 의혹을 차단하는 대국민발표, 대언론발표를 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막상 발표의 근거자료를 추궁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도 동시에 드러냈다.


'검찰 특수본'의 대변인 격이었던 노승권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2016년 12월 11일 특수본 수사결과를 마무리하는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태블릿PC에서 정호성의 문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정호성이 최씨에게 국정기밀 문건을 이메일로 전송한 뒤 “보냈습니다”라고 보낸 문자가 바로 이 태블릿PC에서 발견됐다는 것. 


그러나 노승권 1차장의 발표는 추후 태블릿PC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허위로 밝혀졌다. 정호성의 문자는 최서원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것으로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에는 그런 문자가 발견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후 한번도 노승권 1차장의 당시 발표를 공식정정하지 않았다. 노승권 1차장은 대구지검장을 거쳐 얼마전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영전했다.


(관련기사: [단독] 노승권 전 중앙지검 1차장검사, 태블릿PC 조작에 적극 가담한 정황!)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 출신인 현 '서울중앙지검'의 윤석열 지검장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23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호성 씨가 최순실 씨가 쓰던 태블릿PC가 맞다고 인정했다”고 증언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윤 지검장의 국정감사 증언도 이후 12월 1일에 있었던 최서원 재판에서 허위로 드러났다. 정호성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서원의 태블릿PC는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당시 정호성과 같이 법정에 나온 검사도 “정호성은 최서원이 태블릿PC를 썼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최서원 재판에서 정호성과 담당검사가 무슨 증언을 했는지 아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역시 윤석열 지검장의 국정감사 증언도 현재까지 공식 정정하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태블릿PC 관련 허위증언 적발!)


'태블릿 재판'에서 검찰은 JTBC의 태블릿PC가 최서원의 것이 맞다는 권위의 근거로서 '검찰 특수본', '박영수 특검팀', '서울중앙지검'(국정감사) 발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셋 모두 사실상 허위발표 결론이 나버린 상황으로 이에 검찰이 결심공판까지도 같은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태블릿 재판'은 12월 3일 서복현 기자의 증인신문, 12월 5일 결심공판, 그리고 12월 10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기적의 'L자' 패턴, 서로다른 사람의 서로다른 기기 5대의 잠금패턴이 모두 'L자'?


태블릿PC 'L자' 패턴 일치 문제와 관련해서 추가로 짚어볼 논점은 비단 최서원 '개인 휴대전화'의 잠금 패턴만이 아니다.


현재 검찰과 JTBC는 김필준이 더블루K 사무실 고영태 책상 서랍에서 태블릿PC를 우연히 발견했고 무심코 L자를 그었더니 한번에 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잠금패턴을 우연하게 열 수 있는 확률은 수학적으로 140,000(14만)분의 1 로서, 그냥 운이 좋았었다고 보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기사 : Part 1. 패턴암호 경우의 수는 몇 개일까?)


문제는 JTBC가 김필준의 여자친구 휴대전화 패턴도 L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L자 패턴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JTBC와 검찰, 특검이 현재까지 주장하고 있는, JTBC 태블릿PC와 관련된 스마트기기 L자 패턴은 총 5대다.


▲ 최서원의 휴대전화들 ▲김필준의 휴대전화 ▲김필준 여자친구의 휴대전화, ▲김한수가 개통하고 개인카드로 요금을 낸, JTBC가 입수하여 보도한 태블릿PC(제1태블릿PC)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최서원이 2015년 7~11월 사용했다는 태블릿PC(제2태블릿PC)


결론적으로 최소 3명 이상이 각기 소유한 총 5대의 서로 다른 종류의 IT 기기가 동일한 시점에 모두 L자 패턴을 사용했다는 것이 된다.  


이것들이 정말 우연하게 잠금패턴이 일치할 경우의 수는 그냥 3명분만 대략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2,744,000, 000, 000, 000(2경 7천 4백 4십 4조)분의 1이다.

 

하지만 저 확률조차도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잠금해제 방식을 '지문인식'이나 '비밀번호(숫자)', '홍채인식' 등이 아니라 반드시 '패턴암호'로만 설정해놨어야 한다는 조건은 빼고 계산된 것이다.


여기에다 최서원, 김필준, 그리고 김필준의 여자친구가 당시에 반드시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썼어야만 한다는 조건도 추가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패턴암호' 잠금해제 방식은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에서만 제공하며 아이폰에서는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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