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SJ, “트럼프發 중공에 ‘관세폭탄’ 전면전 선포”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안보팀 협의까지 거쳐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 규모 관세부과...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에 대한 응징 조치

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2018.06.19 16:25:26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친분을 자랑해온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25%의 고율 관세폭탄 선물을 안겼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알리는 서막이다.

지난 6월 14일(현지 시각) 미국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이하 WSJ)은 ‘트럼프, 중국산 제품에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Donald Trump Approves Tariffs on About $50 Billion of Chinese Goods)라는 제목의 밥 데이비스(Bob Davis) 기자와 피터 니콜라스(Peter Nicholas) 기자의 공동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이번 WSJ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500억 달러(약 54조1천250억원) 규모의 관세 부과를 승인했다” 바로 지난 목요일 백악관발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결정이었다.

WSJ는 對중국 관세폭탄의 배경을 중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기술이전 강요로 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WSJ는 미국의 對중국 관세 폭탄은 바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전면 응징 조치라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승인 결정은 지난 목요일 백악관에서 90분가량의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나왔다”면서 “이날 백악관 정책 결정 회의에는 백악관 핵심 참모들 및 유관 부서인 미국무역대표부(USTR) 뿐만 아니라 안보 부처 관계자(National-security officials)부터 재무부(The Treasury Dept.), 상무부(Commerce Dept.)를 포괄하는 핵심 당국자들이 전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안보 부처 관계자까지 이번 관세 부과 결정에 참여했다는 것은 백악관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렸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강도 관세 부과 조치의 실질적인 집행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WSJ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일단 중국도 같은 규모와 강도로 반격을 선언하고 나섰다고 소개했다.

美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수입 관세 부가 품목을 다음 주에 美 연방정부 공보(Federal Register)에 고시(告示)할 예정이며 최고 25% 고율 관세를 부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덧붙여 美무역대표부는 고시될 관련 품목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예비 조사 목록(Preliminary List)과 유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WSJ는 “그 동안 美무역대표부가 여러 차례 공청회를 통해서 1,300 품목 중 미국 소비자 및 기업에게 해악을 끼치는 품목을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이번에 추가될 관세 부가 품목은 지난 4월에 발표된 예비 조사 리스트에서 일부 제외된 품목도 있으나 중국산 기술 분야 품목이 추가됐다고 한다.

WSJ는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은 ‘눈에는 눈(Tit-for-Tat)’식의 맞대응 보복 관세 전쟁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이미 미국에 대해서 재보복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WSJ는 중국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리(중국)는 (미국의) 독자적인 행동을 거부한다”고 밝힌 내용을 소개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500억 달러 보복 관세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의 보복 관세 품목은 주로 미국산 첨단 분야인 항공 장비 및 농산물인 콩에 집중되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베이징의 보복 관세 위협에 대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복 관세 품목을 새로 지정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또다시 판을 키우고 있다. 현재 미국은 이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품목을 설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국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얼마전 중국을 방문해 미-북 회담의 성과를 설명하는 외교를 펼쳤음에도 미-중 무역 갈등을 덮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 목요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한국의 외교부 장관급)은 “중국과 미국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상호이익(mutual benefit)의 협력적 관계 혹은 상호손실(mutual loss)의 대치 국면 중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우리(중국)는 미국도 동일한 선택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후자(무역 전쟁)에 대한 대비책도 물론 준비해왔다”고도 말했다. 왕 외교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워싱턴 의회 내 이른바 ‘무역 매파(trade hawks)’들은 일단 뜨뜻미지근한 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하원 내에 반-자유 무역주의자로 알려진 민주당 로사 데라우로(Rosa DeLauro, 코네티컷州) 하원의원은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관세 부과는 중국과 같은 악당에게 공정 무역 책임을 강제하기 위한 많은 도구 중에 하나이고, 동시에 중국 정부를 공정 무역 질서를 위한 회담장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도 유용하다(tariffs must be seen as one tool among many our country can use to hold bad actors like China accountable and to bring the Chinese government to the table to secure a more favorable balance of trade).”


하지만 데라우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상대함에 있어서 좀 더 ‘종합적인 전략(comprehensive strategy)‘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도 곁들였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세금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 미국의 보수계열 시민단체의 계산도 소개했다. 이 시민단체의 분석에 따르면 對 중국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 부가 조치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국 GDP 및 임금이 0.0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덧붙여 45,293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궁극적으로 고용 감소로 인해 미국의 호황을 주도하는 감세 정책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한다.

WSJ는 미-중 무역 전쟁의 앞길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며 기사를 끝맺었다.



시진핑과 평소 늘 우호를 강조하면서도 하필 시진핑 생일에 관세폭탄 안긴 트럼프 대통령의 무서움


일단락됐던 미-중 무역 전쟁이 재개되는 가운데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WSJ에서 잘 조명했듯이 장기적인 對중국 무역 전쟁은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미국은 왜 내부 출혈이 심한 무역 치킨 게임을 시도하는 것일까?


금번 WSJ기사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중국에 대한 응징 관세 결정에 안보 관련 부처 고위 당국자들이 참여했다는 대목이다. 즉 미국의 對중국 고강도 관세 부과 결정은 단순히 자유 무역 정책적 프리즘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적 관점도 포괄하는 ‘다용도(multi-purpose)’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미국은 중국을 대북 제재의 ‘방해자(sanction-buster)’로 인식해왔다. 미-북 회담 성공의 관건은 후속 실무 비핵화 회담에 달려 있다.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는 강력한 동인이 바로 대북제재이다. 對중국 보복관세는 한반도 평화 무드를 핑계 삼아 대북 제재를 이완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미국의 다목적 견제 카드로도 볼 수 있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생일을 맞이해서 백악관發 ‘관세폭탄’ 선물 보따리를 선사했다. 사실 평소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 친분을 강조하며 위대한 지도자로 여러 차례 치켜세운바 있다. 마치 북한의 김정은을 치켜세우듯이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페인트 모션에 온몸으로 노출된(receiving-end) 김정은의 앞날 또한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








PC버전으로 보기

Copyrights 2006 All Rights Reserved | 대표전화 : 02-720-8828 | FAX : 02-720-8838 | 대표이메일 : mediasilkhj@gmail.com | 사업장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4길 36, 2층 | 등록·발행연월일 2013년 3월 27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08208 , 영등포, 라00483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58 | 사업자등록번호((주)미디어실크에이치제이) : 101-86-45323 | 대표이사 : 변희재 | 발행인 : 변희재 | 편집인 : 황의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