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SJ, "중공과 북괴에 칼 갈고 있는 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낸시 유세프 WSJ 저널리스트,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원칙적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와 '공통의 이익(shared interest)' 추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2018.06.07 18:56:04

지난 6월 1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안보 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하고 나섰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미·중이 긴장고조 국면으로 본격 진입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6월 2일(현지시각), 미국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이하 WSJ)은 ‘매티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에 강력 경고(Jim Mattis Warns of Consequences If Beijing Keeps Militarizing the South China Sea)’라는 제목의 낸시 유세프(Nancy A. Youssef) 기자 기명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매티스 장관, “중국의 행태는 미국의 개방 위주 전략적 방침과 전면 상충

“미국과 중국은 더더욱 대립적인 관계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는 최근 남중국해의 인공섬인 스프래틀리 군도와 그 주변의 분쟁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요새화가 가속됨에 따라 워싱턴이 더욱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면서 관련 분석 기사의 첫 문장을 이렇게 뽑았다.

지난 6월 1일 싱가포르에서는 지역 안보 컨퍼런스인 ‘샹그릴라 대화(Shangri-La Dialogue)’가 열렸다. 기조 발제자인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국방부 장관은 중국의 인공섬 군사 요새화 문제와 관련 “(중국이) 아주 큰 대가를 치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그 대가(consequences)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2002년부터 시작된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 주관으로 세계 각국의 국방부 장관들이 참석해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체다. 50여개국의 안보 장관 및 안보 전문가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한국도 물론 참여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의 對중국 경고 발언은 이날 콘퍼런스 기조발제 이후 청중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고 WSJ는 당시 발언의 배경을 소개했다.

현장에서 매티스 장관은 “중국의 주장과 달리 남중국해 분쟁지역에서 중국 당국의 전술 무기 배치는 역내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려는 군사적 강압(coercion)과 직결되어 있다”고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WSJ는 같은 연장선상에서 매티스 장관이 지난 23일, 2년마다 6월에 열리는 금년 림팩(Rim of the Pacific Exercise, RIMPAC, 환태평양 해군훈련)에 중국 해군을 초청하는 일을 취소한 배경도 중국의 지속적인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문제시하는 미국의 ‘초기 대응(an initial response)’적 성격이라고 전했다.

현실외교주의자에 가까운 매티스 장관의 강력한 경고성 발언의 배경은 무엇일까. 말할 필요도 없이 지난달부터 지속되어 온 중국의 멈추지 않는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다. 관련 WSJ는 중국의 역내 군사기지화가 미국 안보 정책의 대응 수위뿐만 아니라 對中 경제 정책 분야까지 포괄하는 ‘판단 근거(Groundwork)’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있는가. 미국의 한 군사 당국자는 “최근에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우들리섬(Woody Island)에서 H-GK 폭격기 비행 훈련을 실시했으며 더 나아가 지대공 미사일, 대함정 크루즈 미사일 및 통신 교란 장비 등도 추가적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WSJ는 이에 대응하여 지난 달 미국이 남중국해 인근에 2척의 미 해군 함정을 급파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중국의 행태는 미국의 개방 위주 전략적 방침과 전면 상충된다면서 중국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고 군사 안보 전문가 청중들로 가득 메운 회의장에서 일갈했다.

매티스 장관의 일갈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은 남중국해가 ‘비-분쟁지역(indisputable)’인, 명백한 중국 영유권임을 주장하고 있으며 안보 시설 개설도 최소한의 민간인 보호 및 방어적 조치라고 강변하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의 중국 대표단장인 허레이(He Lei)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예비역 중장)은, 남중국해 도서 지역에서 중국의 군비 확장에 대해서 비교적 당당한 옹호 논리를 내놨다. 

미국 매티스 국방장관의 기조발제 이후 패널 토론에서 허레이 원장은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 병력과 군사시설을 배치한다면 그것은 중국의 주권 사항”이라면서 중국을 비판하는 행위는 무책임하다”고 반발했다.

美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북한 비핵화 문제

WSJ는 3일간 치러진 안보 컨프런스에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보다도 단연 ‘중국 이슈’가 압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조차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외교관들이 선두에서 주도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다. 

덧붙여 매티스 국방장관은 “미국은 북한 ‘CVID'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최고 압박 지속 문제에 대한 언급도 회피하며 원론적인 입장만 코멘트 했다. 

한편 바로 1시간 일찍 시간차를 두고 미국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영철과의 면담이 있었다. 이에 WSJ는 이날 김영철과의 면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켐페인(maximum pressure campaign)‘ 용어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콘퍼런스 3일째인 지난 일요일에 한·미·일 삼각(trilateral) 동맹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 미국 매티스 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다음과 같이 쐐기를 박는 발언을 했다.

“북한이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대북 제재 완화는 없다(North Korea will receive relief only when it demonstrates verifiable and irreversible steps to denuclearization)”


매티스 국방장관은 미북 정상회담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길한 전조 및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우리는 협상의 험난한 과정을 예상할 수 있다. 한·미·일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로서 우리는 ‘강력한 안보 동맹(strong collaborative defensive)’을 유지하며 한·미·일 삼국의 외교관들이 강력한 ‘힘의 우위(position of strength)’를 통해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뒷받침해줘야 이 위중한 시국을 돌파할 수 있다”


토요일의 안보 콘퍼런스 기조발제 연설에서도 매티스 국방장관은 동맹국들에게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를 선언했더라도 역내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은 확고함을 재확인 시켜줬다. 

더욱이 지난 주 초반에 미국이 알루미늄 및 철강 제품에 대해 EU,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에 관세 부가 조치를 단행한 후여서 동맹국들의 의구심을 잠재울 필요성을 느낀 메티스 장관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미국은 언행이 일치하는 국가이다. 미국은 역내 안보(security), 안정(stability) 및 경제적 번영(economic prosperity)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헌신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시대를 초월해서 워싱턴의 민주, 공화 양당의 초정파적 강력한 지지(strong bipartisan support)에 기초하고 있다”


일본, 호주에 이어 동아시아 집단 안보체제의 중핵으로 떠오른 인도(India)

금번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고위관료들은 역내 안보를 위해서 집단 안보체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논의하기도 했다. 동시에 미국은 이제 인도와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인도와의 작전 호환성 증대를 위해 무기 수출도 늘릴 계획이다.

한편 싱가포르의 회담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미국, 일본, 호주에 이어 인도까지 포함시키는 ‘4자 해군 파트터쉽(four-way naval partnership)’을 위한 합동성 강화도 모색해야 한다는 쟁점들까지 다뤄졌다.

관련해서 WSJ는 미국 국방부가 최근 태평양 사령부(Pacific Command)의 기존 명칭을 안보 관할 지역 확대에 발맞춰 인도-태평양(Indo-Pacific Command) 사령부로 개칭했다는 사실도 상기시키면서 인도가 갖는 전략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의 인도에 대한 호혜적 접근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팽창에 기인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미국의 견제 조치에 대해서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종종 피력해왔다고 WSJ는 알렸다.

미국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콘퍼런스 기조 발제에서 인도의 모디 총리는 “역내 포괄적인 파트너쉽이 중요하다”라면서 역내 다자 안보 체제를 위해서 미국과 중국의 동시 참여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제한된 전략적 함수로 보고서 소수만을 참여자로 국한시키지 않고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라는 모디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는 인도가 일단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에 있어 위험회피적(양비론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WSJ는 동아시아 지역의 미·중 긴장 고조가 지속되고 역내 안보 질서의 앞길이 평탄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면서 기사를 끝맺었다.



어록으로 본 매티스 장관의 전략적 관점

미국 매티스 국방장관의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소극적 행보(즉, 로키(low-key)로서의 한미 연례 군사 훈련), 또 관련 공식적 발언 자제를 두고서 그를 트럼프 행정부 내의 비둘기파라고 설정하는 논평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실제로, 현실외교주의자인 헨리 키신져 전 국무부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에 메티스 장관을 강력히 지지하며 학자적 군인(scholar-soldier)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을 교양을 겸비한 현실외교주의자 혹은 트럼프 행정부 내의 비둘기파로 분류하는 일각의 평가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과거 메티스 장관의 어록을 조명해 현재 북핵 사태를 교차 분석해 보자. 아래는 테러와의 전쟁 당시 매티스 장관이 현역 해병대 장성시절 예하 병력들에게 당부한 일종의 훈화말씀이다.

“Be polite. Be professional. But have a plan to kill everybody you meet(예의 바르고 깍듯하게 대하라! 전문가처럼 행동해라! 하지만 그들 전부를 몰살시킬 계획을 세워라)


여기서 첫 문장 “Be polite. Be professional”는 외교적 해법을 중시하는 수도승 같은 면모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 부분, 즉 '펀치 라인(Punch-Line)'은 바로 뒷 문장인 “But have a plan to kill everybody you meet”이다. 

즉 현재 미북 비핵화 협상을 대비해 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외교적 협상력을 존중하지만 모든 것이 실패할 경우 “kill everybody you meet이라는 말처럼 반대 이해당사자들 전부를 해상봉쇄에서부터 북폭, 지상병력 투입을 통해서 완전히 궤멸시켜버릴 것을 암시하고 있다.



지난 GWOT(Global War On Terror, 테러와의 전쟁) 개전 초기에 이라크 지역 내 수뇌부들과의 회동에서 매티스 당시 해병 사단장은 상대방에게 아래와 같이 말했다.

“I come in peace. I didn’t bring artillery. But I’m pleading with you, with tears in my eyes: if you fuck with me, I will kill you all(나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나는 대포도 갖고 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제발 간곡히 눈물로 청원하건대, 만약 당신들이 나를 엿먹이면 너희들 전체를 다 몰살시키겠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영철의 만남을 통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스탠스가 약화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의 어록을 참고해 ‘대북 스탠스 약화’를 ‘간곡한 눈물의 청원’으로 대비해서 보면 후속 문장인 “if you fuck with me, I will kill you all!”를 위한 명분 쌓기 및 정당성 확보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럼 평소 북한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메티스 장관의 관점은 어떠할까? 키신저와 유사한 현실외교주의자일까? 아래는 메티스 국방장관의 ‘자유’에 대한 시각을 반영한 어록이다.

“Find the enemy that wants to end this experiment [in American democracy] and kill every one of them until they’re so sick of the killing that they leave us and our freedoms intact(미국의 위대한 실험(자유·민주 헌정 질서)을 증오하는 적을 찾아내서 한 놈도 남기지 말고 끝까지 사살해라. 적들이 도륙에 지쳐서 미국의 자유와 미국인을 내버려 둘 때까지.


즉 현실외교주의자인 키신저와 달리 미국의 핵심 가치인 자유·공화 정신에 대해서 만큼은 국제 사회의 시류에 절대 영합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존재는,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미국식 자유·공화 헌정이 아시아에서도 성공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성공 사례이다. 즉 메티스 장관이 대한민국의 위대한 실험(experiment)을 증오하는 세력(중공, 북괴)을 과연 방치할까? 오히려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내버려 둘 때까지 도륙과 살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 메티스 장관의 감춰진 속내가 아닐까?

덧붙여 북한의 인권 말살 체제에 대한 메티스 국방장관의 관점은 어떠할까?

“You go into Afghanistan, you got guys who slap women around for five years because they didn’t wear a veil. You know, guys like that ain’t got no manhood left anyway. So it’s a hell of a lot of fun to shoot them(아프가니스탄에 가면 현지 남성들은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는다고 폭력을 행사한다. 제군들이 알다시피 그들은 남성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고로 그들을 쏴 죽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티스 국방장관이 북한의 사교 전체주의 체제 부역자들을 사살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길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이 큰 무리일까? 

사실 미북 비핵화 협상의 결과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외교적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펼쳐질 광경은 명약관화하다. 매티스 장관은 한편으로는 발언을 아끼며 트럼프 외교팀에 힘을 실어 주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용히 동아시아 지역에 전략 자산을 성실하게 차곡차곡 전개해왔다. 인도-태평양 사령부 증편까지 하면서 말이다.

향후 매티스 장관이 “수도승(Warrior-Monk)"에서 ”미친개(Mad-Dog)"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자유통일 애국시민들에게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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