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스트리트저널, “존 볼턴의 북핵 해법인 리비아 모델이 옳다”

트럼프와 볼턴 사이의 갈등설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미국 좌파 언론들의 그렇고 그런 반-트럼프 보도중 하나에 불과

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2018.05.19 23:14:19

미국의 대표적 자유보수紙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북핵의 외교적 해법인 리비아 모델을 놓고서 갈등이 있다며 경질설까지 과장해 보도하고 있는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사설을 게재하여 국내외로 화제다.
 
지난 5월 17일(현지 시각),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이하 WSJ)은 ‘리비아 문제와 관련 트럼프, 볼턴(Trump and Bolton on Libya) 제하의 사설을 통해서 최근에 불거진, 리비아 모델과 관련하여 도널드 트럼프와 존 볼턴과의 입장 차이는 왜곡 과장된 것임을 짚어 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단지 도널드 트럼프의 단순 화법 상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한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이 침소봉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 볼턴 안보보좌관을 강력 변호하고 있는 이 사설은 미국 유력지에 실린 북핵 문제를 다룬 사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전체 내용이 국내 주류 어용 언론들에서는 전혀 소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사설은 ‘종북(從北)’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주류 어용 언론들의 상태가,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의 상태보다도 훨씬 더 나쁘다는 사실까지 동시에 폭로하고 있기도 하다.(관련기사 : 美 월스트리트저널, “남북회담에 문재인은 호들갑, 청년세대는 시큰둥”)



트럼프 Vs 볼턴 갈등설 유포하는 미국 주류 좌파 언론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명의 국가안보보좌관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워싱턴의 기자단은 트럼프에게  이제 직무를 개시한지 일주일 밖에 안된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을 또다시 경질하라고 연일 채근하고 있다”고 개탄을 하면서 사설 서두를 뽑았다.

곧바로, WSJ는 최근 미국 언론들의 보도만 일별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의 외교적 방식인 리비아 모델과 관련한 이견으로 마치 존 볼턴 안보보좌관을 ‘내친 것(threw under the bus)’처럼 미국 국민들이 인식할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WSJ는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올바른 노선에 서있다(Mr. Bolton is right)고 강조했다. WSJ가 미국 자유보수 세력의 대표적 대변지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만큼 존 볼턴 안보보좌관에 대한 지지자들이 미국에 만만치않게 형성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계속해서 WSJ는 중동에서 평화적 비핵화를 이뤄낸 외교적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개괄했다. WSJ에 따르면 존 볼턴 안보보좌관 뿐만이 아니라 백악관의 참모들은 북핵에 대한 외교적 해결 방법으로는 리비아 모델을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2003년에 무아마르 카다피(Moammar Gadhafi)와 비핵화 협상을 통해서 리비아의 핵시설을 해체했다. 

리비아 모델이 성공한데는 운도 따랐다. WSJ는 “당시 시대 상황도 한 몫 했다”면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GWOT; Global War on Terror)’의 첫 희생양인 이라크 후세인의 비참한 파국을 지켜본 리비아 카다피가 즉각적인 핵 포기 선언과 동시에 미국의 핵 사찰에도 신속하게 응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WSJ는 “미국은 리비아 핵시설 해체 후에 마치 이삿짐을 운송하듯이 이를 미국으로 반출했다”며 “이런 식으로 사실상, 리비아가 평화적 ‘핵 확산방지(nuclear non-proliferation)’의 위대한 성공 사례로 등재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입장을 철저하게 배려해주려고 하는 미국 주류 좌파 언론

하지만 미국에게는 가장 바람직한 외교적 비핵화 방식인 리비아 모델이 이번에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게 된 형국이다. 현재 미국의 입장과 북한의 입장은 서로 맞서고 있다.

WSJ는 “북한이 지난 화요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실명(존 볼턴)을 거론하며 악담을 퍼붓고 6월 12일 개최될 미북회담 파기까지 거론하며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같은날 북한은 국영방송을 통해서 “우리는 존 볼턴에 대한 혐오를 감출 수가 없다”라면서 “우리는 리비아 몰락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며, 북한은 리비아와 다르다”고 발표했다.

사실, ‘불량국가’인 북한의 입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문제는 미국의 주류 좌파 언론들이다. 북한은 이미 수없는 약속 파기로 인해 엄청난 국제적 불신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외교적인 비핵화 방법으로는 사실상 리비아 모델 이외에 아무런 대안이 없고, 달리 미국 국민들을 설득할 방법도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이 자꾸 유치한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WSJ는 “(북한 측의 성명서 발표와 동시에) 미국 언론들이 곧바로 침소봉대에 들어갔다(The American press ate it up)”고 지적했다. WSJ는 그 사례로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를 들었다. 최근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해결을 통한 노벨상 수상 기대는 존 볼턴과 함께 사장될 수도 있다”면서 “존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외교적 성과와 아울러 노벨 평화상 수상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WSJ는 폴리티코가 트럼프와 볼턴의 갈등설을 즐기는 듯 하다며, “미국의 언론사들이 이렇게까지 북한의 민감한 감수성을 배려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Who knew the press corps had such concern for North Korean sensibilities?)”라고 냉소적으로 반문했다.

사실, 폴리티코는 얼마전에는 북한과의 협상을 이란도 지켜보고 있다면서 무조건 리비아 모델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앤서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던 매체다.(관련기사 : 美 폴리티코, “북한과의 협상을 이란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이 부른 존 볼턴 안보보좌관과의 갈등설 전말

WSJ는 갈등설의 발단이 된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의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백악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미리 준비한 함정 질문인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제시한 리비아 모델에 대해서 질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의 미끼를 덥석 물으면서 답변을 이어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쎄, 우리는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 미국이 리비아를 파멸시켰고, 카다피를 보호하는 조치도 당시 협정에는 없었다(Yeah. Well, the Libyan model isn’t a model that we have at all, when we’re thinking of North Korea. In Libya, we decimated that country. There was no deal to keep Gadhafi)”고 말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에 추진하는 방식은 이미 언급된 리비아 모델과 완전히 다른 협정이다(The Libyan model that was mentioned was a much different deal)”라고 답변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답변이 이른바 존 볼턴 안보보좌관 경질설의 단초가 됐다면서, 사실은 트럼프와 볼턴은 서로 다른 상황과 시점을 얘기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꿔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사태에 대한 언급이다. 카다피 정권은 2011년 당시에 중동 전체를 휩쓴 ‘아랍의 봄(Arab Spring)’ 시민 항쟁의 여파로 실각 및 전복되었다. 하지만 리비아의 핵 포기는 아랍 시민 봉기로부터 8년 전인 2003년에 이뤄졌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어디까지나 카다피가 참수되기 8년 전인 2003년에 리비아와 맺은 비핵화 협정에 한정되어 있다. 존 볼턴 안보보좌관은 일단은 외교적 해법으로서 2003년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인 ‘완벽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핵 폐기(CVID)’ 원칙을 준용해 현재 북한 비핵화 모델로 적합하다고 제시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한번도 부정하지 않았다.

WSJ는 트럼프와 볼턴, 각자가 얘기하는 리비아 모델이 분명 명백한 시점 차이가 있음에도 미국 언론들이 두 사람이 마치 생각이 다른 것처럼 백악관내 갈등설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우리는 백악관 내의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간 핵 확산 방지의 역사를 잘 설명해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제한 후, “북한과의 협상은 여태껏 트럼프 대통령이 경험해본 협상 중 가장 힘든 협상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은)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정책 자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역대 정권들의 실패한 전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핵 관련 협상의 백전노장인 숙련된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경험치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Trump needs Mr. Bolton’s counsel to avoid falling for the same false promises that Bill Clinton and George W. Bush did)”라고 권고하며 사설을 끝맺었다.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에 편승하며 천지분간을 못하는 한국 언론

WSJ가 잘 조명해주었듯이 트럼프와 볼턴 사이의 갈등설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미국 좌파 언론들의 그렇고 그런 반-트럼프 보도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런 루머성 보도 따위에 왜 북핵 문제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한국 언론들이 덩달아 호들갑을 떨면서 받아쓰기 보도를 일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분명히 얘기해두지만 미국은 이미 북한 김정은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PVID, CVID)를 던지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쟁까지 일으킬 준비를 다 끝마친지 오래다. 전쟁을 각오했는데 아직은 외교적 해법에서의 강경노선인 리비아 모델 정도를 입에 올린 보좌관을 경질을 한다? 햇볕정책이 신앙이 되어버린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상상일 것이다.

존 볼턴식 리비아 모델이 김정은에게 안먹히면 당연히 도널드 트럼프식 리비아 모델의 수순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안보보좌관과는 다른, 자기 화법에서의 리비아 모델을 설명하며 ‘초토화하다’(decimate) 또는 ‘초토화’(decimation)라는 표현을 7번 사용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내각을 꾸렸다는 말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무려 물고문 전력이 있는 지나 하스펠이 CIA(중앙정보국) 국장으로 지명되고 인준까지 마쳤다. 강경파 중 강경파인 육사 수석졸업 출신에 CIA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표면적으로는 가장 온건 노선을 드러내는 역할인 국무부 장관을 맡고 있는 상황이라면 도대체가 더 볼 것이 있는가.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쟁’ 이외에는 아는 단어도 없을 것으로 보이는 군인 가문 출신 로버트 에이브럼스가 내정됐다.

더구나 CIA와 더불어서 대표적인 미국의 정보기관인 NSA(국가안보국)에 일본계 3세인 폴 나카소네가 인준되었고, 역시 일본계이자 대표적인 반중반북파인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 주한대사로 공식지명되고 인준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친일 인사에 현재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북한과 가장 격하게 다투고 있는 일본 아베 수상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게 더 거짓말일 것이다. 아베 수상은 미국에 방문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에 초청받고 있다.

최근 미국 주류 좌파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전쟁의 핵심 브레인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결국 내쳐졌다는 풍문도 열심히 보도해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오히려 존 볼턴이나 피터 나바로를 함부로 경질했다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끌려내려올는지도 모르는게 미국이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조차도 어쩔 수 없는 기호지세(騎虎之勢, 호랑이 등에 탄 상황)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을 이참에 확실하게 손봐야 한다는 미국내 여론(+동맹인 일본내 여론)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비등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무역압박 등과 관련하여 아직까지 ZTE 문제 해결을 비롯해서 미국으로부터 그 어떤 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의지가 이렇다면, 자칫 미북회담이 결렬이라도 될 시에는 한국과 중국, 북한이 어떻게 반대하고 저항한다고 해도 한반도가 대대적 전화(戰火)에 휘말리는 것은 도저히 불가피한 일이다. 이정도 상황이면 한국 언론들은 미국 언론들의 천하태평 당파투쟁을 궤뚫고서, 한반도가 처해있는 위기부터 일단 있는 그대로 조명해줘야 한다. 판문점 선언같은 허망한 종이쪼가리는 문재인도 보호해줄 수 없다.

한국인들에게 답은 이제 두가지 밖에 없다.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 미국을 저주하며 중국과 북한을 좇아 미국의 적군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북한 자유화, 중국 자유화라는 역사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일본, 영연방과 더불어 미국의 아군이 될 것인가. 

이념적 확신이 없다면 하다못해 한국전쟁이라도 되새겨 보고 사상자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편을 선택하는 지혜라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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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영 기자 GlobalAssay3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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